'황우석 쇼크'가 미국 의회를 뒤흔들고 있다. 미 하원이 배아 줄기세포 연구 지원법안을 전격 통과시킨 데 이어 상원에서도 법안 처리를 놓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그러나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이 법안을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실행에 옮겨질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미 하원은 24일 배아 줄기세포 연구에 연방예산을 지원토록 하는 줄기세포 연구증진 법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238표,반대 194표로 가결시켰다. 이 법안을 반대해 온 공화당은 탯줄혈액(제대혈)에서 추출한 성체(成體) 줄기세포 연구의 활성화를 위해 7900만달러의 연방자금을 지원하는 대체 법안을 제안하기도 했지만 당과 입장을 달리한 50명의 의원들이 찬성표를 던져 원안대로 법안이 통과됐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막을 수 있는 재적 의원(총 435명)의 3분의 2인 290표에는 크게 못미쳤다. 민주당 의원 등 법안 지지자들은 이날 법안 가결로 척수손상,파킨슨병,알츠하이머병 등 난치병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미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게 됐다며 상원에서도 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이날 "이 법안은 새로 태어날 생명의 파괴를 조장하는 새로운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써 윤리의 한계를 뛰어넘고 있다"며 거부권 행사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생명을 살리기 위해 생명을 파괴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미 상원에서도 찬반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민주당 톰 하킨 의원은 "미국의 최고 과학자들이 줄기세포 연구의 완전한 잠재력을 실현하는 것을 더 이상 기다릴 여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강경 반대론자인 공화당 릭 센트룸 의원은 "부시 대통령이 법안에 거부권 행사 의사를 밝힌 데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