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기업들은 트라이앵글 트렌드(Triangle Trend) 속에서 생존한다.트라이앵글 트렌드란 삼각추세(三角趨勢)란 뜻으로 △글로벌화 △네트워크화 △디지털화를 뜻한다. 21세기들어 기업이 성장하려면 혁신을 통해 이 세가지 추세를 따라잡아야만 한다.그렇지 않으면 곧장 도태되고 만다.


그러나 한국기업들은 이 세가지 트렌드 가운데 디지털화에만 중점을 두는 편이다. 때문에 글로벌화와 네트워크화를 추진하는 데는 상당히 뒤져있다.


이제는 베이징에서 나비가 날면 뉴욕의 주가가 떨어지는 그런 상황이다. 이른바 '나비효과'처럼 지구촌은 지금 언제 어느곳에서든 서로 영향을 미치게 됐다.


현실적으로도 베트남의 한적한 시골에서 닭 한마리가 비틀거리면 미국의 식품가공업체의 주가는 폭락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조류독감이 발생하면 전 세계의 치킨수요가 급감하기 때문이다.


드디어 기업은 글로벌 정보를 모르고서는 생존 자체에 위협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됐다.


하지만 글로벌화를 위해선 단순히 해외시장으로 뛰쳐나가는 것만 중요한 것은 아니다.


해외시장으로 나가기 위해선 만들어내는 제품자체를 글로벌화해야 한다.


세계는 지금 다양한 표준(standard)을 만들어 가고 있다.


바로 표준을 장악하는 기업이 시장을 장악할 수 있게 됐다.


글로벌 스탠더드도 지금까지 ISO 위주였으나 갈수록 다른 시스템이 생겨나고 있다.


우주항공분야시스템(AS 9100) 정보통신경영시스템(TL 9000) 정보보안시스템(ISMS) 등이 그 것이다.


특히 올해부터 기업의 사회적 책임(SRㆍSocial Responsibility)이 새로운 규격으로 등장했다.


한국에서도 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 등에서 SR를 국제규격화하려는 작업을 시작했다.


앞으로 이 SR는 ISO보다 훨씬 강력하게 기업을 지배하는 글로벌 인증시스템이 될 전망이다.


회사 안에서 영어만 쓰도록 하는 기업도 증가하는 추세다.


무역업체인 템즈콥은 회사 안에서 자국어를 쓰면 1만원의 벌금을 내는 제도를 마련하자 사원들의 영어실력이 부쩍 늘었다고 한다.


벤처기업인 디테크건축은 매일 아침 사원들이 함께 중국어를 배운다.


배운 중국어를 업무시간 중에 많이 하도록 권장한다.


중국어 실력이 부쩍 늘어난 사원에게는 포상도 한다.


이 같은 현상은 아무리 디지털화가 잘 돼 있더라도 상대방에게 영어로 즉시 응답하지 않으면 고객을 잃고 마는 글로벌시대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인터넷으로 기업간 거래를 하는 시대가 오면서 다시 외국어실력이 교역의 성패를 좌우하게 됐다.


외국어실력을 쌓아야 하는 측면에서는 가방 속에 샘플 하나를 넣고 오지를 뛰어다니면서 직접 상담을 해야 하던 시절로 되돌아간 셈이다.


한국인들은 네트워크에 강한 편이다.


학교를 졸업한 뒤 사회에 나오면서부터 지역 학벌 취미 등에 따라 사람들을 조직화하기에 바빴기 때문이다.


이런 조직화 전략을 전 세계 무대에서 활용해야 할 시기에 이르렀다.


세계시장이 지역별 기능별로 통합되면서 서로 필요에 의해 네트워크를 짜지 않으면 이겨낼 수가 없게 됐다.


루프트한자 등 거대한 항공사들까지 스카이팀 등으로 네트워크화를 추진하는 이유가 바로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인 것이다.


네트워크화는 작은 기업들이 조직화를 통해 큰 힘을 낼 수 있게 만든다.


따라서 중소기업들도 네트워크를 통하면 전 세계를 상대로 제품과 용역을 팔 수 있게 해준다.


디지털화는 더 이상 강조하지 않아도 한국의 기업들이 잘 추진해나가고 있다.


다만 유비쿼터스 시대를 맞아 기업들은 세계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정보를 수집,정확하게 분리하고 합리적인 분석해야만 한다.


결국 이같이 트라이앵글 트렌드는 서로 꽉 물려있는 피라미드다.


이런 여건에서 한국경제신문은 트라이앵글 트렌드를 따라잡는데 앞장서는 '글로벌 우수 중소ㆍ중견기업' 6개사를 선정해 다른 기업들이 벤치마킹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이번에 글로벌 우수기업으로 선정된 회사는 한국도자기 웅진코웨이 누리플랜 디테크건축 S&B환경 신성엔지니어링 등이다.


이치구 전문기자 r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