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사이클(오토바이) 메이커 효성기계가 국내 업계 처음으로 미국에 판매법인을 설립,모터사이클 본고장인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세계 최대 모터사이클 헬멧 메이커인 HJC의 홍완기 회장과 ㈜삼영 및 통일중공업 대주주인 최평규 회장이 공동 경영하는 이 회사는 2007년까지 1000cc급 모터사이클 모델을 개발,할리데이비슨 혼다 BMW 등과 한판 승부를 벌이겠다는 구상이어서 주목된다.


지난 21일 효성기계 대표이사로 취임한 홍 회장은 "올초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에 현지 판매법인인 '효성모터스아메리카'를 설립했다"며 "올해 5000대를 시작으로 2008년에는 판매량을 2만대까지 늘리겠다"고 26일 밝혔다.


홍 회장은 또 "중국의 인샹모터스와 함께 설립한 '충칭효성모터사이클' 공장이 곧 착공에 들어간다"며 "내년부터 50∼250cc급 모델을 연간 2만대가량 생산해 일부는 국내로 들여오고 동남아 수출에도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공장은 연구·개발(R&D)과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기지로 활용할 계획이다.


-효성기계 대표이사에 취임하게 된 배경은.


"지난 2003년 말 이경택 한솜모터스 사장이 당시 거버너스펀드로부터 효성기계를 인수할 때 우호지분으로 참여한 게 인연이 됐다.


이후 최 회장과 지분 경쟁을 벌이다 작년 말 공동 경영에 합의한 뒤 회장으로 취임했다.


이제 이 사장의 사임으로 대표이사가 된 만큼 모든 책임과 권한을 갖고 일하게 됐다.


하지만 중요한 결정은 최대주주(26.01%)인 최 회장과 협의하고 있다.


HJC의 지분은 22.80%다."


홍 회장은 모터사이클 헬멧 업계에선 입지전적인 인물로 통한다.


1974년 맨손으로 헬멧 사업에 뛰어든 지 20년도 안돼 HJC(옛 홍진크라운)를 세계 1위 업체로 키웠기 때문이다.


그동안 2위와의 격차도 지속적으로 벌려 이제는 세계 시장점유율 20%로 헬멧 업계의 '지존'이 됐다.


-효성을 적자에서 탈출시킬 방도는 있나.


"좋은 제품을 내놓으면 반드시 잘 팔리게 돼 있다.


R&D를 강화하다 보면 '히트상품'이 나오게 마련이고,이렇게 되면 회사는 금방 뜬다.


올해 효성기계에 대한 투자비를 작년보다 5배가량 많은 100억원으로 책정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내년에도 유상증자를 통해 투자 재원을 대폭 마련할 방침이다."


홍 회장은 '효성기계를 HJC처럼 만들어보겠다'는 의욕이 생기다가도 'HJC로 쌓아온 명성이 한순간에 사그라들면 어쩌나'하는 두려움이 앞서 한동안 고민이 많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제는 두려움보다는 의욕이 앞선다고 했다.


국내 모터사이클 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올 자신도 있고,방법도 찾았다고 했다.


-어떤 제품을 준비하고 있는가.


"일단 지난해 국내 최초로 개발한 650cc짜리 모터사이클의 반응이 좋은 만큼 조만간 후속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다.


배기량 1000cc급 초대형 모터사이클은 2007년 말 출시할 계획이다.


전동 모터사이클이나 3바퀴 또는 4바퀴짜리 모터사이클 개발도 검토 중이다."


그는 1000cc 이상 모터사이클을 만들 수 있는 업체는 할리데이비슨 BMW 혼다 야마하 스즈키 등 세계적으로 7∼8개 업체에 불과하다며 효성기계가 1000cc급을 개발할 경우 기술적으로 세계적인 수준에 오른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매출 목표가 비현실적인 것은 아닌지.


"올해 목표를 매출 1321억원에 영업이익 47억원으로 잡았다.


이는 800억원 매출에 142억원 적자를 기록한 작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수치다.


2008년에는 매출 2050억원에 206억원 흑자를 달성할 계획이다.


방법은 두 가지다.


해외시장 공략을 강화하고,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늘리는 것이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