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은 조지 부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예고에도 불구, 하원이 '줄기세포 연구 증진법안'을 통과시킨데 힘입어 비슷한 내용의 관련 법안을 조속히 심의, 통과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알렌 스펙터(공화.펜실베이니아), 톰 하킨(민주.아이오아) 등 6명의 공화ㆍ민주 상원의원들은 25일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2001년 부시 대통령이 특별명령을 통해 연방 자금 지원을 받는 줄기세포주를 제한한 것을 철폐하는 내용의 '스펙터-하킨'법안을 조속히 통과시키겠다고 밝혔다. 스펙터 의원은 부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예고와 관련, "나는 거부권 행사니, 거부권 무력화 등과 같은 것은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한뒤 "그러나 진짜로 대결해야 할 상황이 온다면 상원에서는 거부권을 뒤집을 만한 충분한 표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하원의 경우는 전날 찬성 238표 대 반대 194표로 '줄기세포 연구증진 법안'을 가결했으나, 거부권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재적의원 3분의 2인 290표에는 크게 못미치고 있다. 이들 상원 의원은 이 법안에 반대하고 있는 상원 공화당 대표인 빌 프리스트 의원이 심의 일정을 잡지 않을 경우 연례 건강 지출법안과 연계시켜 상원 심의에 부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날 민주당의 다이앤 페인스타인(캘리포니아) 상원의원은 "인간 배아 줄기세포 분야에서 진보를 이룬 한국은 실제로 엄청난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하고 줄기세포법안을 놓고 양원의 공화ㆍ민주 양당이 초당파적인 협력을 보이고 있는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스펙터 의원은 줄기세포 연구가 남아도는 배아를 상대로 반드시 기증자의 동의를 얻는 등 엄격한 윤리적 기준에 의해 이뤄지게 될 것이라면서 "미국 정부는 한국에서 일어나는 일을 통제할 수 없으며, 심지어 캘리포니아주 조차도 어떻게 할 수 없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캘리포니아주는 지난해 11월 줄기세포 연구를 위해 30억 달러를 지출하는 주민 제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한편 부시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기자들에게 "줄기세포 법안이 상원을 통과해도 나는 이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워싱턴=연합뉴스) 박노황 특파원 n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