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기업들이 개발도상국 지방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해 보험사와 화장품 회사의 영업방식인 '주부 외판원' 조직을 속속 도입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5일 "인도나 방글라데시 같은 신흥시장의 도시에는 웬만한 다국적기업들이 거의 모두 진출,경쟁이 치열해 이들 기업이 지방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유럽 생활용품 회사인 유니레버는 인도 12개주 5만개 마을에서 1만3000명의 현지 여성들을 동원,판매 조직을 만들었다. 대부분 전업 주부인 이들은 일단 자기 돈으로 유니레버 인도법인에서 상품을 구매해 동네 주민들에게 판매하고 있다. 한 40대 여성은 한 달에 약 230달러어치의 유니레버 제품을 이웃에 판매해 16달러 안팎의 수입을 얻고 있다. 유니레버 인도법인은 주부 외판이 본사 판매망이 닿지 않는 지방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데 가장 효율적이라고 판단,앞으로 3~5년 내에 판매인원을 4만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 회사는 이럴 경우 현재 15%인 이들의 지방 매출 기여도가 25%로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니레버는 이 같은 주부외판 방식을 방글라데시와 스리랑카에 도입한 데 이어 내년에는 아프리카로 확대할 예정이다. 국제 구호단체도 빈곤층의 취업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다국적기업의 전업주부 판매방식 확대를 적극 도와주고 있다. 빈곤층을 상대로 무담보 소액 대출을 제공하고 있는 '케어'라는 구호단체는 대출을 받아간 여성들의 취업을 적극 알선해주고 있다. 인도에서는 미국 보험회사인 뉴욕라이프,방글라데시에선 캐나다 신발회사 바타가 이 단체의 추천을 받아 주부들을 외판원으로 받아들였다. 바타의 경우 70명의 주부 외판원을 모집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