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26일 "환율 조정만으로는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를 해소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 총재는 이날 미리 배포한 '2005년 한국은행 국제컨퍼런스'(27일) 개회사를 통해 "국제 교역에서는 가격보다 품질 등의 기술적 요인과 각국의 소비 행태와 같은 경제구조적 요인의 영향력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따라서 미국은 소비를 절제하고 저축을 증대시키는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라고 박 총재는 덧붙였다. 박 총재의 이 같은 언급은 최근 미국이 중국을 비롯 대미 교역에서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를 보이고 있는 동아시아 국가들에 대해 통화가치 절상 압력을 가하는 데 대해 우회적인 비판의 뜻을 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박 총재는 또 "아시아 지역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역동성을 보이고 있다"며 "한.중.일 3국을 비롯한 아시아 중앙은행들이 역내 경제협력에 기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은이 창립 55주년을 맞아 개최하는 이번 국제컨퍼런스는 외환보유액 세계 1,2,4위인 일본 중국 한국의 중앙은행 총재가 한자리에 모인다는 사실만으로도 국제 금융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미국으로부터 위안화 평가 절상 압력을 받고 있는 중국 인민은행 총재가 위안화 정책에 대해 어떤 발언을 할지도 관심사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