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경기회복을 알리는 청신호가 잇따르고 있다. 일본은 1분기 소비 증가에 힘입어 연율 5.3%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달성한 데 이어 그동안 경기회복의 최대 걸림돌로 꼽혔던 은행권 부실채권을 대거 정리해 본격적인 회복국면 진입을 예고하고 있다. 일본 금융청은 7대 은행의 부실채권 평균비율이 3년 전 8.4%에서 지난 3월말 현재 2.9%로 줄었다고 25일 발표했다. 금융청은 이로써 대형 은행 부실채권을 절반으로 줄인다는 목표를 초과 달성해 금융권이 완전 정상화됐다고 선언했다. 그동안 은행권의 부실채권 문제는 일본경제의 장기침체를 초래한 주원인으로 꼽혀왔다. 은행들이 부실채권에 발이 묶여 기업대출을 기피해왔기 때문이다. 일본 주요 기업들은 올해 설비투자를 전년보다 10% 이상 늘리겠다는 의욕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어 은행들이 부실채권이란 '족쇄'에서 풀린 것은 경기활성화에 불을 지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날 금융청 발표에 따르면 7대 은행들은 정부가 제시했던 부실채권 비율 감축 목표를 모두 달성,5개 은행이 4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들의 부실채권 총액은 7조6900억원으로 사상최대치였던 2002년보다 71%나 줄었다. 미즈호파이낸셜그룹이 6270억엔의 이익을 낸 것을 비롯 리소나(3660억엔) 스미토모신탁(970억엔) 미쓰이신탁(940억엔) 등 4개 은행이 사상최대의 흑자를 기록했다. 일본 은행권이 체질 개선에 성공함에 따라 올해 회계연도부터는 기업대출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사상 최고 이익을 거둔 미즈호파이낸셜 리소나 등은 그동안의 보수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공격적인 경영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일본 산케이신문이 보도했다. 일본은 지난 1분기 소비 증가에 힘입어 연율 기준으로 5.3%라는 예상치를 웃도는 성장률을 기록했다. 기업들은 올해도 10% 이상 설비투자를 늘린다는 계획이어서 일본경제는 강한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