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절상시 미국ㆍEU 기업들 득실따져보니‥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미국과 유럽 주요 기업들은 중국 위안화 평가절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면서 이해득실을 계산하느라 분주하다. 위안화 절상은 전세계 산업에 엄청난 파급효과가 예상되는 만큼 업종별,기업별로 명암이 확연하게 엇갈릴 것이란 판단에서다.
이와 관련,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 위안화 절상에 따른 수혜효과를 분석하면서 "명품업체 자동차메이커 항공사 등은 수혜주,유통 신발 휴대폰업체 등은 비수혜주"라는 평가를 내놓아 관심을 끌고 있다.
◆아시아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은 '맑음'
골드만삭스의 피터 오펜하이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위안화가 절상될 경우 특히 아시아 지역의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이 큰 이익을 챙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통화가치가 높아져 '주머니 사정이 두둑해진' 중국인들이 종전보다 더 많은 돈을 지출할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 기업들은 아시아에서 거둬들인 판매대금을 달러나 유로화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환율 효과'도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티파니 불가리 루이비통 에르메스 등 명품업체들이 대표적인 수혜기업으로 꼽힌다. 티파니의 경우 지난해 아시아에서 올린 매출이 전체의 23%에 달한다.
모건스탠리의 스티븐 젠 애널리스트는 "위안화 가치가 절상되면 한국 일본 대만 등 다른 아시아 통화도 자연스럽게 동반 상승해 아시아 소비자들의 구매력 또한 커질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명품업체들은 이중으로 혜택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의 자동차 업체들도 위안화 절상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특히 폭스바겐 푸조 르노 피아트 등 유럽 업체들은 아시아 자동차 메이커들이 통화가치 상승으로 수출경쟁력이 약화될 것으로 보고,중국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 BMW는 아시아 매출 비중이 77%에 육박해 위안화 가치가 오르기만을 기다리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아시아 소비자들의 구매력 확대는 대한항공 말레이시아항공 중국남방항공 등 아시아 항공사들에도 큰 기회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아시아 항공사들은 자국 통화가치가 덩달아 상승하면 달러로 지불하는 비용이 감소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 수입이 많은 기업은 '흐림'
반대로 아시아에서 원자재 등을 수입하는 업체들은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위안화 가치가 오르면 달러나 유로화로 환산한 수입 원가도 그만큼 높아져 부담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대량으로 물건을 구입해야 하는 유통업체들이 대표적이다. 미국 월마트나 타깃,스웨덴 헤네스&모리츠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들은 위안화가 절상되더라도 중국 납품업체들이 판매가격을 올리지 않기를 바라고 있지만,수입가격 인상을 피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중국 원자재 수입이 많은 독일 아디다스와 푸마,휴대폰업계의 '거인' 노키아와 모토로라 등도 울상이다. 노키아는 재료 구입비의 3분의 1을 중국에서 쓰고 있으며,모토로라도 이 비중이 20~25%에 달한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