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7차 국제포경위원회(IWC) 울산회의(27~6월24일)가 27일 개막돼 29일 간의 대장정에 들어갔다. 지난 25일부터 IWC 관계자들이 속속 입국, 회의장인 울산 롯데호텔에 여장을 풀면서 회의 분위기가 고조돼 가고 있다. 특히 첫 국제행사를 맞아 지난 2년간 준비해 온 울산시는 이번 행사가 무탈하게 치러 지도록 지난 4월부터 시가지 곳곳에 IWC 회의를 알리는 대형 아치와 선전탑, 현수막 등을 설치했다. 또 지난 20일부터는 태화교와 돗질로, 삼산로, 중앙로, 산업로 등 주요 가로변에 배너기가 게양돼 축제 분위기를 한껏 돋우고 있다. 그러나 울산시는 민주노총이 IWC 울산회의 개막일에 맞춰 벌이는 대규모 집회로 IWC 관계자와 관광객에게 불편을 주고 `공해 도시.노사분규 도시'라는 오명을 씻고 생태환경도시임을 만천하에 알리고자 했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지 않을까 크게 우려하고 있다. 그 뿐 아니라 포경 찬.반을 두고 그린피스 등 반대하는 환경단체와 찬성하는 측의 물리적 충돌도 걱정되고 있다. IWC 울산회의와 관련한 중요 내용을 알아본다. ◇회의 제57차 IWC 울산회의(27~6월24일)의 경우 주최는 IWC 사무국, 주관은 해양수산부이고 울산광역시는 개최도시로서 각종 회의와 행사준비를 책임지고 있다. IWC 사무국은 57차 회의를 사전회의(워크숍.27~29일), 과학위원회(30~6월12일), 실무위원회(6월13~17일), 실무위 보고서 검토(6월18일), 개회식 및 총회(6월20~24일) 등으로 나눠 진행된다. 총회를 제외한 대부분의 회의가 비공개로 진행되는 가운데 워크숍에서는 고래혼획량 추정 및 바다얼음과 고래서식지에 대한 토론 등을 한다. 과학위원회에서는 고래자원의 평가, 보존 및 이용방법, 원주민 포경, RMS(고래자원 개정 관리제도.포경허용 여부 등), 고래 포살방법 및 동물복지, 고래보호구 신설, 일본연안 등의 소형 포경과 사회경제적영향, 과학조사포경, 고래관련 환경 및 건강문제, 고래관광 및 비회원국에 의한 포획 등에 관한 학술토론을 진행한 후 총회에 제출한다. 비정부기구(NGO) 등에만 공개되는 실무위원회는 과학위 운영사항을 협의하며, 비회원국 대표와 국제기구대표자, NGO 등 옵서버의 참관과 언론의 취재가 허용되는 총회는 과학위원회에서 넘어온 내용을 비롯해 2004년도 위반사항, 분담금, 차기회의 장소 및 기간 등을 토의 후 결정(투표에 의함)하게 된다. 한편 정부는 해양수산부 강무현 차관이 수석대표를, 방기혁 국제협력관이 반장을 각각 맡고 외교통상부, 경찰청, 해양경찰청, 국립수산과학원 실무자가 참여하는 종합대책반을 구성, 행사 전반을 관장한다. 울산시는 IWC준비기획팀을 통해 회의준비 등 실무지원을 한다. ◇주요쟁점 이번 총에서는 10년을 끌어온 개정관리제도(RMS)의 처리문제다. 일본을 비롯한 포경 찬성국가들은 "고래 포획을 적당히 관리하면 번식이 가능하고 고래가 자연 번식하면 그 천연자원을 해치지 않고 고래를 포획할 수 있음을 인정한다"는 국제포경관리조약 전문규정에 따라 포경 재개를 요구하고 있다. 이 때문에 그 동안 과학위원회에서 수차에 걸쳐 논의한 후 1992년 `자원을 고갈시키지 않는 안전한 포획수량을 산출할 수 있게 한 개정관리방식(RMP)을 만들었다. 그러나 포경 반대국들이 강력 반발하자 1997년 감시제도의 소요예산을 포함한 개정관리제도(RMS)를 만들기로 의결했다. 이처럼 포경 찬.반국간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10여년째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는 포경 찬성국인 일본이 의제로 내놓은 `표결시 비밀투표를 실시할 것'에 대한 채택여부다. 일본은 주요안건 표결시 비밀투표로 하면 개발도상국과 우리 나라 등 입장이 미묘한 국가들이 미국 등의 눈치를 보지않고 자유로운 의사표시로 포경 재개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포경반대 국가들은 투명성 확보와 회원국 간의 갈등과 반목이 유발된다며 비밀투표를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져 이번 총회의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교통.숙박 IWC 울산회의에는 정부대표 250명, 과학자 250명, NGO 관계자와 언론인 각각 150명 등 세계 61개국 800여명과 국내외 관광객 등 연인원 1만여명이 울산을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는 회의기간 중 워크숍 170실, 과학위 202실, 실무위 282실, 총회 397실의 객실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남구에서 롯데와 올림피아, 프라임호텔을, 동구에서 현대, 굿모닝, 오션뷰호텔 등 총 6개 호텔을 지정, 운영한다. 추가로 롯데호텔 인근 2㎞이내 모텔 30개소 300실도 확보해 놓고 있다. 시는 또 참가자들의 이동 편의를 위해 모두 139대의 서틀버스를 확보, 자원봉사자와 공무원이 탑승, 공항과 숙박시설, 회의장 등지를 정기적으로 운행할 계획이다. ◇통역.자원봉사 시는 올들어 공개모집을 통해 어학능력을 갖춘 영어 179명, 일어 43명, 기타 28명 등의 자원봉사자를 확보, 현지 상황실과 숙소, 셔틀버스, 리셉션 안내, 고래박물관, 각종 행사장, 관광안내소 등지에서 봉사하게 했다. 시는 또 원활한 회의진행을 위해 총회기간 인터넷 생중계와 리셉션 동시통역을 위해 통역요원과 보조인력 등을 확보하고 미디어룸을 개설, 전세계 언론인들에게 취재편의를 최대한 제공한다. 또 외국인을 위해 택시 동시통역시스템(기간 23~6월30일)을 구축, 영어, 일본어, 중국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독일어, 러시아어 등 7개 언어 통역서비스도 제공한다. 이 시스템은 외국인을 태운 택시운전사가 휴대전화기로 통역센터(080-840-0505)에 전화를 하면 자동응답서비스(ARS) 안내에 따라 해당 언어 통역원과 연결돼 통역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영어는 24시간, 나머지 언어는 평일 오전 7시~오후 10시, 휴일 오전 8시~오후 6시까지 서비스 된다. ◇문화행사 오는 29일 울산체육공원 호반광장에서 유명연예인이 출연하는 IWC 기념음악회를 비롯, 롯데백화점 광장에 야외상설공연장을 마련해 6월4일부터 16일까지(6월6일 현충일 제외) 전통공연과 울산의 독특한 예술공연을 선보인다. 이 밖에 진하해수욕장에서 국제윈드서핑대회와 울주군 공예품전시회가, 31일 장생포해양공원에서 제10회 바다의 날 행사가, 6월10~11일 북구청광장에서 쇠부리문화제가, 6월17~19일 울산대공원 등에서 제11회 울산고래축제가, 6월10~15일 문예회관에서 아름다운눈빛미술제 등이 열린다. ◇SUPU 및 NGO 대응계획 올해 IWC 울산회의는 상업포경 재개 여부가 중점의제로 채택된 만큼 포경 찬.반론자와 환경보호단체 등 세계 NGO 관계자들이 대거 방문해 활동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세계 NGO는 54차 시모노세키 회의에 92개단체 125명, 55차 베를린회의때 91개단체 145명, 56차 쏘렌토회의에 86개단체 130명이 각각 방문해 올해 57차회의에도 90여개이상의 단체 회원이 울산을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4월4일 그린피스의 레인보우 워리호 입항 후 그린피스와 국내환경단체가 연합, 현재까지 고래대사관을 설치해 반 포경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또 1997년 과격한 동물애호 세력에 반대해 생물자원의 지속적 이용을 위해 조직된 SUPU(자원지속이용세계의원연맹)는 6월19일 현대호텔에서 SUPU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SUPU는 2004년 소렌토회의에 19개국이 참가한 것을 비롯, 2000년이후 IWC 총회에 앞서 매년 회의를 열고 자원의 지속적 이용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채택해 왔다. 울산경찰과 시는 평화적 캠페인 차원의 활동은 허용하되 회의장 앞 집단시위 등은 집시법에 따라 불허하고 우발적 사고 및 격렬시위에 대해서도 적극 대처할 방침이다. 특히 경찰은 민주노총과 건설플랜트노조의 대규모 집회시위와 각국 대표의 신변보호 및 행사장 등의 테러에 대비, 경찰특공대의 행사장 사전점검과 경찰 배치 등 안전대책을 마련했다. (울산=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leeyo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