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생활은 보험 넣는 것과 같단다. 결혼이라는 보험은 날마다 달마다 넣는 것도 아니다. 두 사람이 기분 좋을 때는 안 넣어도 된다. 그러다 갈등과 다툼이 있을 때만 보험 넣는 셈 치고 참으라는 말이다.'


'지금 너는 전업주부지만 다시 직장에 다닌다면 그때는 밥하고 빨래하는 것을 남편과 나누어 하거라.''그러나 가끔은 남편의 눈높이로 세상을 한번 보아라. 남편의 입장이 되어 보는 것만으로도 뭔가 새로운 것을 이해할 수 있을 게다. 나도 젊었을 때 이런 걸 이해했더라면 엄마에게 힘이 되어주었을 텐데 말이다.'


한 아버지가 딸에게 보내는 편지글 묶음 '애정만세 결혼만만세'(최해걸 지음,김영사)에는 잔잔하지만 가슴 찡한 얘기들이 녹아 있다. 저자는 공부하라고 닦달하고 집에 일찍 들어오라고 다그치던 '꼬장꼬장 아빠'였다. 나이 꽉 차도록 남자친구 하나 없는 것 같아 고심하던 중 딸이 듬직한 신랑감을 데려오자 오히려 조바심이 나고 결혼을 앞두고는 불안하기까지 했다.


차분하게 얘기를 해주고 싶어도 직장 다니랴 결혼 준비하랴 얼굴 보기도 힘들었다. 그래서 결혼 후에라도 시간 나면 읽어 보라고 딸에게 편지를 써서 차곡차곡 모은 게 책 한권이 됐다.


그는 부부싸움도 지혜롭게 하고 사랑을 따뜻하게 키우면서 행복하게 해로하는 방법,아이를 낳아 좋은 부모가 되는 길까지 조곤조곤 일러 준다. '결혼하면 초장에 신랑을 꽉 잡겠다더니,그래 꽉 잡았느냐?… 그보다는 감동과 신임을 얻으려고 노력하려무나. 많이 주어 보아라. 그러면 더 많이 돌아올 게다.' 194쪽,8900원.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