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교통부는 동네북?' 요즘 건교부 장·차관과 직원들의 체면이 영 말이 아니다. 주요 현안을 매끄럽게 처리하지 못해 청와대와 여당 등으로부터 잇달아 질책을 당하고 있는 데다 불과 2개월 사이에 장·차관이 부동산투기와 러시아유전개발 의혹 등으로 줄줄이 물러나 분위기까지 어수선하다. 신임차관에 외부 출신인 김용덕 전 관세청장이 임명된 것을 놓고도 "건교부를 대수술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오고 있다. 27일 국회에서 열린 열린우리당과의 당정협의회에서 건교부는 여당 지도부로부터 쏟아져 나온 '쓴소리'를 감수해야 했다. 최근 노무현 대통령과 이해찬 국무총리가 연이어 지적했던 공공임대주택 부도사태는 물론이고 행담도 개발사업 의혹,공공기관 지방이전 문제 등 주요 현안이 한꺼번에 도마에 올랐다. 정세균 원내대표는 "건교부의 당면과제는 하나 하나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이런 문제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도 있고 정부 자체의 신뢰를 잃을 수도 있다"며 추병직 건교부 장관을 긴장시켰다. 정 원내대표는 공공임대주택 정책과 관련,"이 문제는 서민들과 직결되는 것으로 6월 임시국회의 우선 처리과제"라며 "대책마련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추 장관이 한전 이전과 관련,"총리주재 시·도지사 회의에서 결정된다"고 하자 강봉균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당과 충분한 협의가 없었음을 겨냥한 듯 "어떤 대안이라도 있는 거냐"며 즉각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국회 건교위원장인 김한길 의원도 "정부가 한전 이전에 대해 마치 제4의 대안이 있는 것처럼 국회에서 말했는데 너무 즉흥적으로 보여선 안된다"고 나무랐다. 이에 추 장관은 "국정 현안이 많은데 여당과의 정책협조가 중요하다"면서 "여당 의원들에게 심려를 끼쳐 송구스럽고 민생 관련 업무에서 어려움을 끼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며 몸을 낮췄다. 회의에서 건교부는 서민주택대책과 관련,공공임대아파트를 짓는 건설사가 준공 후 부도를 내더라도 임차인의 보증금을 보장하는 내용의 서민보호책을 적극적으로 마련하겠다고 보고했다. 건교부는 또 공공임대아파트 건설업체의 부도예방을 위해 소액보증금 확대방안 등을 골자로 하는 부도임대사업장 일괄정리를 위한 특별법 제정 등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