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는 고슴도치(방어형) 경영과 여우(공격형) 경영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이건희 삼성 회장의 새로운 경영철학이 소개돼 화제다.


배동만 제일기획 사장(사진)은 27일 서울 힐튼호텔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조찬 간담회에서 '글로벌시대 사람과 전략'이라는 주제의 강연을 통해 "지난해 8월 아테네올림픽 당시 이 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고슴도치와 여우가 싸우면 누가 이길 것 같느냐'고 질문했더니 이 회장이 이같이 답했다"고 소개했다.


배 사장은 이 회장의 답변을 "기업 유지와 성장 전략 모두 중요하며 두 전략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뜻"이라고 풀이했다.


온몸에 돋친 가시로 방어에 치중하는 고슴도치의 모습에서 기업 유지 전략을,공격적이고 빼어난 지략가인 여우의 모습에서 성장 전략을 배워야 한다는 설명.그는 "기업을 유지하는 데만 힘을 쓰면 성장을 못하고 성장에만 치중하면 유지를 못하기 때문에 둘 사이의 균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배 사장은 또 "세상일은 억지로 되는 것도 없지만 거저 얻는 것도 없다"는 이 회장의 경영 지혜도 소개했다.


역시 지난 올림픽 때 이 회장을 수행하면서 들은 이야기로 "안 되는 일을 억지로 한다고 해서 기업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며 사람의 인생도 순리대로 살 때 운이 따른다"는 내용이다.


배 사장은 "이 회장이 '삼성그룹의 최근 20년 역사를 돌이켜 볼 때 고비고비마다 운이 따랐다'고 회상했다"고 전했다.


배 사장은 "인구 대비 PC 보급률과 인터넷 활용도가 세계에서 가장 높다는 점과 외국에서는 눈이나 비가 많이 오면 골프를 중단하지만 한국인들은 죽기를 각오하고 게임을 계속한다는 점,세계에서 가장 술을 많이 먹는 나라는 러시아지만 폭탄주 회오리주 수소폭탄주처럼 술에 대한 연출력은 한국 사람이 으뜸인 점 등이 한국인들의 끼와 열정을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