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코리아는 지난 23일 문을 연 서울 강남구 대치동 사옥의 2층 한 편에 아담한 방을 하나 마련했다.


간단한 회의를 할 수 있는 탁자와 편안한 의자,그리고 음료수 등이 준비된 이 방은 '포르쉐 클럽 코리아' 회원 60여명을 위한 공간이다.


자동차 업체가 동호회 회원들을 위해 전용 공간까지 마련해 주기는 이례적인 일.


포르쉐코리아 관계자는 "동호회 회원들은 구전 마케팅 등을 통해 회사 매출의 30% 정도를 올려주는 제2의 세일즈 맨"이라며 "회원들이 보다 적극적인 활동을 벌일 수 있도록 작은 공간을 마련해 준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동호회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국내외 메이커들이 '동호회 마케팅'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자동차 준전문가인 동호회 회원들이 동호회 홈페이지나 입소문을 통해 내린 평가가 해당 차량의 매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현재 왕성하게 활동 중인 자동차 동호회는 수백 개에 달하며 회원도 100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외 메이커들은 이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 신차발표회 모터쇼 등 각종 사내외 행사에 회원들을 초청하는 것은 물론 동호회 모임에 소요되는 각종 경비까지 지원하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28일부터 이틀간 지리산에서 500여명의 회원이 참석하는 가운데 열리는 SM5 동호회 정기모임에 숙박비와 식비를 지원키로 했다.


현대자동차 역시 회사 홈페이지에 동호회 공간을 마련하고 동호회 회원들을 별도 관리하고 있다.


현재 투스카니&티뷰론 동호회 등 11개 동호회에 4만5000여명이 가입한 상태.현대차는 지난 4월 전체 동호회 회원들을 초청해 '현대클럽 페스티벌'을 개최하는가 하면 특정 동호회를 초청,연구소 및 공장도 견학시켜 주고 있다.


동호회 회원들에 한해 차량 액세서리 상품을 15% 할인해 주고 있는 랜드로버 코리아는 '랜드로버 오지 의료봉사단' 등 각종 사회봉사 활동에 들어가는 비용 일체를 지원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신차가 나오면 동호회 회원들에게 시승 기회를 주고 있으며 폭스바겐 코리아는 '골프 GTI' 회원들을 각종 행사 때마다 초대하고 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동호회는 신규 고객을 창출하는 좋은 수단이 될 뿐 아니라 선보인 차량의 성능을 검증받는 창구가 되고 있다"며 "실제 동호회의 문제 제기를 계기로 렉스턴의 발판 시트 고정장치를 개선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