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파생상품 투자해 볼까..은행 금리 너무 낮고...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오랜만에 3000만원의 여윳돈을 손에 쥔 회사원 이성호씨(32). 어렵게 모은 돈을 은행에 두자니 금리가 너무 낮아 내키지 않고, 주식에 투자하자니 원금을 까먹을까봐 겁난다.
원금을 지키면서 이자도 많이 받을 수 있는 금융상품은 없을까.
이씨같은 투자자라면 주가연계증권(ELS)과 다음달 쏟아지는 신종 파생결합증권에 관심을 가질만 하다.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것처럼 ‘대박’이 나지는 않지만 대부분 원금이 보장되고 예금금리보다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도록 설계돼 있기 때문이다.
◆주가 환율 금리 따라 수익률 '짭짤'
투자자들이 우선 눈여겨봐야 할 상품은 이번에 새롭게 선보이는 파생결합증권이다. 삼성증권과 우리투자증권 대우증권이 다음달 초 잇따라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파생결합증권은 금융권 최대 히트 상품 중 하나인 ELS와 기본 구조가 유사하지만 투자대상(기초자산)이 주가가 아닌 이자율이나 원.달러환율이란 게 차이점이다.
예를 들어 삼성증권이 판매하는 '파생결합증권 1호'는 만기 10년짜리 원금보장형으로 국고채금리와 CD(양도성예금증서) 금리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진다. 첫 2년간은 10년만기 국고채금리에 따라 연 5% 이상 확정이자를 받고, 나머지 8년간은 CD91일물 금리가 낮아지면 연 0~14% 범위에서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또 우리투자증권의 '파생결합증권1호'는 만기 6개월짜리 원금보장형으로 기초자산은 원.달러환율이다. 만약 원.달러환율이 설정일 당시 1000원이라고 가정할 경우 만기때 환율이 950원이 되면 연 11%, 950원 미만이면 연 4%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 환율이 1000원보다 오르면 원금만 보장되고 이자는 없다. 전문가들은 "파생결합증권은 판매 초창기라는 특성상 투자자들에게는 아직 생소하지만 첫 상품이란 점에서 증권사들도 공을 많이 들인 게 사실"이라며 "투자자 입장에선 그만큼 '먹을 게 많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03년 등장한 ELS도 인기가 여전하다. 동원증권이 이달 30일까지 판매하는 '트루프렌드ELS 5-5호'와 '5-6호'는 각각 삼성전자와 현대차 주가에 따라 연 1~11.5%의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이다. 또 삼성증권과 대신증권도 삼성전자 포스코 신한지주 등 거래소시장에 상장된 우량주나 KOSPI200 지수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지는 ELS 판매를 준비하고 있다.
이들 파생결합증권이나 ELS는 대부분 100만원 단위로 가입할 수 있으며 중간에 급전이 필요한 경우에는 환매할 수도 있다. 성효국 동원증권 투자공학부장은 "투자자 입장에선 기존 주가연계증권뿐 아니라 다양한 기초자산에 연계된 파생상품에 투자할 수 있게 돼 선택폭이 넓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수익구조와 투자기간 따져봐야
하지만 이들 상품에 투자할 때는 유의해야 할 점도 있다. 무엇보다 최고 수익률에 현혹돼선 안 된다는 것이다. 앞서 삼성증권과 우리투자증권 파생결합증권의 예에서 보듯 이자율이나 원.달러환율의 움직임에 따라 수익률이 얼마든지 달라지기 때문이다. 정진형 삼성증권 채권파트 과장은 "상품 가입에 앞서 수익구조를 꼼꼼히 체크하고 기초자산에 대한 연구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원금보장이 되는 상품과 그렇지 않은 상품의 차이를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다. 원금보장형의 경우 안전한 대신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반면 원금비보장형은 리스크(위험)를 감수하는 대신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게 일반적이다.
투자기간도 체크 포인트다. 가령 삼성증권의 이자율 파생결합증권은 만기가 10년이나 된다. 만기때까지 들고 있으면 원금이 보장되지만 중도환매할 경우에는 원금을 까먹을 수도 있다. 단기자금을 굴리는 사람보다는 장기 여윳돈을 굴리는 사람에게 적합하다는 얘기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