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쓰는 헌재 연구관' 황치연씨 시집 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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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을 다루는 딱딱하고 무미건조한 곳으로만 여겨졌던 헌법재판소에서 감수성 짙은 서정을 노래하는 음유시인 연구관이 나와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황치연 연구관으로,그는 올봄 종합 문예지인 월간 '문학세계' 공모전에 다섯 편의 시를 출품해 시부문 신인문학상을 수상한 데 이어 최근 첫 시집을 내놨다.
황 연구관의 시집에는 신인문학상 수상작인 '소나무''라인강은 흐르고 있었다''슬픈 고백''나목' '설국' 등 5편 외에 대학 시절부터 지금까지 소중히 모아온 시 57편이 실렸다.
시집 제목은 '혁명가들에게 고(告)함'.
헌법의 수호 기관인 헌법재판소 연구관이 '혁명가'라는 낱말을 쓴 게 이례적으로 보이지만 그는 "평범한 일상생활 속에서 풍부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타성에서 조금만 달리 생각하는 자가 바로 혁명가"라고 정의한다.
이 시집에는 법조계의 또 다른 등단 시인으로 다음달 세 번째 시집을 준비 중인 송인준 헌재 재판관이 쓴 '맑고 투명한 시적 영혼을 가지고 덤불 가득한 세속에서 건져 올린 반짝이는 시'라는 축사가 실려 있다.
황 연구관은 송 재판관실의 전속 연구관이어서 한 재판부 재판관과 연구관이 모두 등단 시인인 '시인 재판부'가 생긴 셈이다.
황 연구관은 처녀시집을 발간하는 김에 지금까지 헌법학자로서 연구한 결과물까지 고스란히 책으로 펴내 지난달 시집과 논문집,헌법서 등 장르가 다른 세 종류의 서적을 같은 날 한꺼번에 발간했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