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캠퍼스 특강] "사업 잘될때 새서비스 제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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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태 < 한국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사장 서울과학종합대학 MBA 강연 >
"외식업의 성공 원리는 똑같습니다.
고객을 맞을 때 기분 좋게 인사하고 신속히 주문받은 후 맛난 음식을 빨리 제공합니다.
그리고 식사 후 나가는 고객에게 제대로 인사하면 장사가 안 될 이유가 없죠. 문제는 식당과 고객의 생각이 다르다는 겁니다.
식당 입장에서는 서비스가 빠르고 음식 맛이 좋다고 생각해도 고객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면 헛일이거든요.
어떻게 하면 변화하는 고객들의 입맛과 요구를 맞출 수 있을지를 계속 연구해 고객과의 거리를 좁히는 것만이 외식업에서 성공할 수 있는 비결입니다."
'아웃백스테이크 신화'의 주역인 정인태 사장은 최근 서울과학종합대학원(aSSIST)에서 MBA과정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한 특강에서 외식업 성공 비결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다음은 강의 요약이다.
○서비스 혁신업체에만 '단골'이 생긴다=사업이 잘될 때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고객이 다른 매장으로 떠난다.
외환위기 당시 미국 본사에 투자를 요청하러 갔을 때 물 한잔도 대접받지 못했던 기억이 있다.
물론 돈을 꾸러온 지역 사장이 탐탁지 않았겠지만 나로서는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미국 본사에서 면담을 기다리면서 우리 식당을 찾은 손님들도 똑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고 귀국하자마자 기다리는 고객들에게 무료 음료와 음식을 제공하라고 지시했다.
일단 내부에서 반발이 일었다.
식당에 온 사람들에게 음식과 음료를 제공하면 비용도 문제이지만 주문량이 줄어들어 매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이유였다.
그러나 내 생각은 달랐다.
다소 손실이 있더라도 소비자들이 이 서비스에 감동해 주변의 친구들을 매장으로 이끈다면 충분히 남는 장사라고 생각한 것이다.
통상 패밀리 레스토랑들은 자리가 없으면 고객 이름을 받아 적고 나중에 자리가 나면 마이크 혹은 큰 소리로 고객을 부른다.
경우에 따라서 번호표로 대신하는 곳도 있다.
나는 부모님이 소중하게 지어주신 이름을 그렇게 마구 불러댄다는 것은 너무 무례한 일이며 번호표로 대신한다는 것도 정중하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더욱이 고객들이 이제나 저제나 이름이 불리기를 기다리며 신경써야 한다면 불편하겠다는 판단에 따라 대기 손님에게 번호표 대신에 페이저(호출기)를 나눠줬다.
작은 일이지만 우리가 얼마나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을 소중한 존재로 대하는지를 고객들에게 알리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재료비를 아끼지 마라=음식은 좋은 식재료에서 나온다는 게 내 지론이다.
아웃백스테이크는 식재료에 돈을 아끼지 않는다.
버터의 경우 일반 버터보다 8배 비싼 '앵커 버터'를 사용한다.
고구마는 표준화된 크기의 경기도 여주산 고구마만을 쓴다.
시중 고구마 가격이 3개에 1000원 선이지만 여주산 고구마는 개당 1200원이다. 양파도 같은 방법으로 전라남도 무안산 양파만을 쓴다.
양파 역시 아웃백스테이크 전용 선별기를 통과해야 식탁에 오르게 된다.
○사장은 평가만 한다=외환위기 당시 망한 기업을 보면서 덩치가 크면 넘어지기 쉽고 다시 일어나기도 어렵다는 생각을 했다.
조직을 최소화하고 대신 정예요원를 골라 과감히 투자해 길러낸다.
나는 사람을 뽑을 때 인터뷰를 하지 않는다. 결제서류에 사인도 안 한다. 이 일은 지역 본부장들이 알아서 해야 할 일이다.
나는 본부장의 실적을 체크해 실적이 좋으면 인센티브를 주고 나쁘면 해고하면 된다.
이렇게 하면 직원들은 훨씬 더 열심히 일한다.
연매출 420억원을 올리는 경인지역 본부장의 경우 연봉 3억5000만원을 받아간다.
너무 많다 싶겠지만 실적이 뒷받침해주기 때문에 직원 중 어느 누구도 불만을 제기하지 않는다.
이 원칙은 일선 지점의 점주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아웃백 근무 5년차인 서울대점 점주의 경우 20대 후반이지만 매장 경영 및 인사 등 전권을 갖고 있다. 서울대점 점주도 연봉 1억원 이상을 받고 있다.
직원을 믿고 그들에게 권한과 책임을 제대로 위임하면 조직이 생산적으로 변한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