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딜레마'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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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경제성장률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음에도,정부의 경제정책은 '현실과 이상의 딜레마'와 '정책효과의 딜레마'에 빠져 효과적인 경기 대응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9일 발표한 '최근 국내외 경제현안과 정책과제'라는 보고서에서 "정부의 통화.재정.환율정책 등이 딜레마에 빠져 있어 정책 타이밍을 놓치고 효과도 떨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현실과 이상의 딜레마' 사례로 성장과 분배 사이의 갈등을 꼽았다. 예컨대 정부는 복지예산 비중을 높이고 있으나 최근 경제상황 악화로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와 같은 성장 부문에 대한 예산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요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또 서민 주택 가격 안정을 위한 부동산 투기억제책,국민건강 증진을 위한 담배가격 인상 등도 현실과 이상이 충돌하는 정책이라는 지적이다.
'정책효과의 딜레마'로는 통화정책(금리정책)이 대표적인 경우. 최근 부동산 가격이 다시 불안한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금리를 인상해야 하지만,경기회복이 지연돼 섣불리 금리를 올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재정정책 면에서도 행정복합중심도시 이전,종합투자계획 등 중장기적으로 재정이 소요될 곳은 많은데 재정건전성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환율정책도 수출을 생각하면 외환시장 개입을 통해 환율 급락을 막아야겠지만,그에 따른 비용이 만만치 않은 데다 수입물가 상승을 유발해 소비.투자 회복을 제약할 수 있다는 게 문제다.
보고서는 "정부 정책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민간 부문의 경제활동을 최대한 고양하는 방향으로 경제 운용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소비세 인하 △출자총액제한제도의 전면적 개편 △국내 기업에 대한 수도권 규제 완화 등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서는 제안했다.
한편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예상했던 4.0%로 유지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