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서안에서 시작된 항만 적체가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해운사들이 전용 터미널 확보에 총력을 쏟고 있다. 북미지역과 유럽지역 항만시설 확충이 지연되고 있는 데다 8000TEU급 이상 초대형선 투입이 갈수록 증가하면서 항만 적체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세계적인 해운연구 기관인 클락슨 리서치는 최근 "초대형 선박을 운영하려면 전용터미널 확보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향후 정기 선사들엔 전용 터미널 확보가 가장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지난 3월 P&O네들로이드가 7개 업체와 치열한 경쟁을 벌인 끝에 미국 LA항 내 매슨 터미널 운영권을 기존보다 3배 높은 임대료를 지불하고 따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런 가운데 발표된 머스크 시랜드의 P&O네들로이드 인수는 전용터미널 확보 경쟁을 더욱 촉발시킬 것으로 보인다. 현재 머스크시랜드가 보유한 터미널은 32개.여기에 P&O네들로이드의 터미널 4개와 P&O그룹의 자회사인 P&O포트의 31개를 합하면 양사의 필요에 따라 전세계에서 67개의 터미널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초대형 컨테이너 선박 인도가 늘어나면서 안정적인 지역별 물류 거점을 확보하려는 선사 간 경쟁이 심해지고 있다"면서 "앞으로는 전용터미널을 다수 확보한 회사가 강력한 경쟁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주요 선사가 운영하는 전용터미널들이 성수기 항만 적체나 자사의 초대형선 운항계획 등에 따라 타사 선박의 기항을 배제하려는 움직임에도 국내 해운사들이 적극 대비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