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아테네 장애인 올림픽대회 휠체어 육상 2관왕의 '얼짱' 스타 홍석만(30·지체장애 1급)과 일본인 이데 에스코씨(32)가 28일 낮 12시 제주시 하니관광호텔에서 백년가약을 맺었다. 장애를 극복하고 국경을 넘어 신부를 맞이한 홍씨는 "솔직히 결혼할 것이라 생각도 못했다"며 실감이 나지 않는 표정을 지어 보였고,이데씨는 "너무 기쁘고 행복하다"며 서툰 한국말로 화답했다. 홍씨는 지난 98년 일본 오이타에서 열린 국제장애인휠체어마라톤대회에서 자원봉사자로 나온 이데씨를 처음 만난 이후 2000년까지 두 차례 더 만나고 수십 통의 편지와 전화를 주고받았다. 그러나 이후 3년 가까이 연락이 끊겨 특별한 생각이 없던 그에게 지난해 2월 이데씨가 속마음을 담은 편지를 보내오면서 둘의 사랑은 급진전돼 양가 부모의 허락을 받고 이날 화촉을 밝혔다. 결혼선물로 최근 충북서 열린 제25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 2개의 금메달을 따낸 홍씨는"생활패턴이 다른 타국에 와서 고생할 것을 생각하면 안쓰럽지만 잘 견디고 적응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월 서귀포종합사회복지관의 컴퓨터 강사직을 그만 두고 서울에서 유학 준비를 해왔는데 앞으로 미국 일리노이주립대에서 3∼5년 가량 휠체어 육상에 대해 공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