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담보로 최고 5억 대출 .. 산업은행.특허청 공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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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광운대 물리학과 교수직을 내놓고 특허기술 '플라즈마램프'를 앞세워 창업전선에 뛰어든 이춘우 플라즈마램프 사장(48)은 올해 3월 자금난에 시달리면서 부도위기 직전까지 몰렸다.
이 회사의 제품 플라즈마램프는 지난해 일본 수출과 내수를 통해 9억원의 매출을 올릴 만큼 인기를 끌었고 올 들어 주문이 급증했다. 이에 따라 운전 자금은 크게 늘어났지만 경기 부진의 영향을 받아 대금결제율이 반대로 뚝 떨어져 자금 압박에 빠진 것. 핵심 부품을 구입하지 못해 급기야 일본 수출 중단 사태까지 벌어졌다. 담보가 될 만한 것도 없어 돈을 마련할 방도가 없었다.
이 사장은 인터넷을 뒤지다 우연히 올초 산업은행과 특허청이 공동 시행에 들어간 특허담보부 사업화자금 대출제도와 마주쳤다. 우수한 특허 기술을 보유한 중소기업에 특허를 담보로 최고 5억원까지 융자해 주는 제도다.
플라즈마램프는 일반 형광등과는 달리 조명등 내부에 기체를 이온화시킨 플라즈마를 일으켜 빛을 내도록 하는 이 회사의 특허등록 제품. 전력 소모가 형광등의 20% 수준에 불과한 데다 전극이 조명등 내부의 가스와 접촉하지 않도록 바깥에 위치해 있어 수명이 3배나 긴 게 특징이다.
이 사장은 곧바로 특허명세서 등 서류를 갖춰 산업은행에 신청서를 냈고 한 달도 채 안 된 지난 4월 말 이 사업 제1호로 선정돼 5억원을 지원받았다.
이처럼 특허를 담보로 한 대출사업이 자금난에 허덕이는 기술중심형 중소기업들에 가뭄의 단비가 되고 있다. 플라즈마램프를 비롯 솔텍 파티클로즈 로직플랜트 한국씨엔오테크 등 5개 기업이 23억원을 지원받았다. 현재 6개 중소기업이 대출 심사를 받고 있다.
산업은행은 이를 위해 올해 중 총 50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며 앞으로는 대출금의 최고 한도를 10억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특허청은 기업 대신 특허기술 심사비용으로 건당 50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대출금액은 특허가치 평가금액의 50%이며 기업이 돈을 갚지 못할 경우 특허권은 산업은행에 넘어간다.
산업은행 산업기술부 이귀재 부장은 "금융사가 특허를 담보로 대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기술금융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