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광고그룹 WPP의 마일스 영 아시아퍼시픽 회장(50)은 요즘 일주일에 한 번꼴로 서울을 찾는다. 계열 광고회사인 금강기획의 구조조정 계획과 새 사업 비전을 짜기 위해서다. 금강기획은 최대 광고주였던 현대자동차 그룹이 자체 광고회사를 설립해 떨어져 나간 영향으로 매출(취급액)의 30~35%가 급감,'메이저 광고회사' 타이틀을 곧 떼어내야 할 형편이다. 30일 서울 신사동 금강기획 본사에서 만난 마일스 회장은 그러나 "2년 전 금강기획을 인수할 때부터 현대차의 이탈을 예상하고 대책을 차근차근 준비해 왔다"며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현대차 계열 광고의 이탈은 단기적으로는 도전이 될 수 있지만 독립 광고대행사로 거듭나는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대책을 묻자 금강기획과 오길비앤드마더스(O&M)의 통합 운영 계획을 털어놓았다. "오는 11월께 금강기획과 한국에 진출한 O&M코리아를 한 데 묶어 O&M그룹을 출범할 계획입니다.O&M그룹을 축으로 두 회사의 인사 교류,공동 프로젝트 수행 등 긴밀한 업무협조 관계를 유지시킬 예정이지요." 금강기획은 WPP 내 광고회사인 O&M에 속해 있으며 마일스 회장은 한국 일본 중국 등지의 O&M 계열사 경영을 총괄하는 실질적 책임자다. 마일스 회장은 "현대란 꼬리표를 뗌으로써 금강기획은 이제 진정한 의미에서 WPP의 가족이 됐다"며 "한국 시장의 잠재력을 감안할 때 금강기획은 앞으로 WPP의 전폭적인 지원과 투자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 세계 120개국에 있는 WPP 계열사의 네트워크를 금강기획의 가장 큰 자산으로 꼽았다. 마일스 회장은 기존 4대 매체 광고 외에 스포츠마케팅,프로모션,뉴미디어 등의 분야를 금강기획의 새로운 핵심 사업으로 제시했다. 금강기획은 그동안 WPP그룹 내 전문가의 기술적 지원으로 스포츠마케팅,병원광고 등 새로운 분야에서 적잖은 성과를 올렸다. 마일스 회장은 1983년 O&M에 입사한 후 지난 95년 O&M아시아퍼시픽 회장으로 선임됐으며 현재 O&M월드와이드의 중역위원회 이사로도 활약하고 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