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상승장에서는 오르지 못하고 하락장에서는 상대적으로 더 많이 떨어지며 '왕따' 신세를 면치 못했던 자동차주가 화려한 재기의 날갯짓을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등 '자동차 3인방'은 보름째 상승세를 이어가며 정보기술(IT)주와 더불어 앞서거니 뒤서거니 반등장을 이끌고 있다.


그간 원·달러 환율 급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발목을 잡았지만,환율 변동폭이 작아진 데다 신차 출시로 내수 판매가 늘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가 미국 앨라배마 공장을 준공,글로벌 업체로서 입지를 다지기 시작해 주가 재평가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자동차주,보름째 강세 지속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자동차 3인방이 보름째 강세를 이어가며 반등장의 주도주로 급부상하고 있다.


30일 거래소시장에서 현대차는 1300원(2.3%) 올라 한 달 반 만에 5만7000원대를 회복했다.


올 들어 맥을 못 추던 주가도 처음으로 지난 연말 주가를 돌파했다.


특히 외국인들의 자세 변화가 두드러진다.


현대차는 최근 4개월(1월26일~5월23일) 간 외국인 매도 금액이 8623억원으로 압도적인 매도 1위 종목이었다.


하지만 매도 공세가 시작된 지 무려 17주 만인 지난주 매수 우위로 돌아섰고 이날도 '사자' 움직임은 이어졌다.


환율 상승으로 수익성이 임계치에 달했다는 혹독한 평가로 3월 이후 19.5%나 급락했던 기아차도 2주 전부터 오름세를 타고 있다.


기아차는 이날 1만4250원으로 1.8%(250원) 상승한 것을 비롯해 지난 12일 이후 이틀을 제외하고 전부 강세를 나타냈다.


현대모비스도 이날 900원 상승하며 한 달 반 만에 6만7000원대 주가를 회복했다.


◆자동차주,IT주와 반등장 쌍두마차로 부상


자동차주의 강세 전환은 잇따른 신차 출시로 내수 판매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데 대한 기대감 때문으로 보인다.


서성문 동원증권 연구위원은 "신형 그랜저(TG)와 프라이드 디젤 시판으로 이달 27개월 만에 처음으로 내수 판매가 증가세를 나타낼 전망"이라며 "자동차주가 IT주와 함께 반등장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조용준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현대차의 경우 내수 판매 평균 가격이 지난해 대당 1640만원에서 올해는 1742만원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출 부문의 선전도 지속되고 있다는 평가다.


현대차의 수출 평균 단가는 올 들어 5.8% 높아져 수익성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신형 스포티지를 앞세운 기아차도 수출 단가가 2개월 연속 올랐다.


또 현대모비스는 환율에 민감하다는 완성차 업체의 치명적인 단점을 비켜갈 수 있는 대안주로 평가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자동차주가 장기 소외에 따른 단순 반등을 벗어나 시간을 두고 본격적인 재평가 과정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강상민 동양종금증권 연구위원은 "최근 가동에 들어간 미국 앨라배마 공장이 성공하면 현대차는 환율에 좌우되는 수출 기업의 한계를 극복하고 글로벌 메어커로 성장할 것"이라며 현재가보다 44% 높은 8만2000원을 목표가로 제시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