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빨간불] 성장동력 I T도 식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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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증가세 둔화와 내수회복 지연 등으로 4월 중 경기선행지수가 넉 달 만에 하락세로 반전,하반기 경기회복 기대에 '빨간 불'이 켜졌다.
그동안 성장엔진 역할을 해온 IT(정보기술) 산업마저 이상기류를 나타내고 있다.
4월 중 경상수지는 2년 만에 적자(9억1000만달러)로 돌아섰고,미국계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는 "내수가 수출둔화를 받쳐 주지 못하는 가운데 중국 변수마저 가세해 한국은 내년에 더 어려운 상황을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한덕수 경제부총리도 30일 "취약한 경제시스템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지 못하면 일본식 장기불황에 빠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믿었던 IT마저 '이상기류'
장기 호황이 예상되던 석유화학 및 철강산업이 수급 불균형으로 성장에 발목이 잡힌 데 이어 실물 경제를 이끌어 온 IT산업에서도 수익성 악화 등 이상징후가 감지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지난 1분기(2조1500억원) 수준에 훨씬 못미치는 1조6000억∼1조7000억원 선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 한 달이 더 남아 있긴 하지만 지난 4월과 이번 달의 영업이익은 월평균 5000억원을 간신히 넘는 수준으로 추산된다"며 "플래시메모리와 휴대폰 사업을 제외하고는 전 사업부문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1분기에 2798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데 그쳤던 LG전자 역시 지난 4월 실적이 1000억원에도 미치지 못했으며 하이닉스반도체는 D램 값 급락의 영향을 받아 4월 매출이 채권단과 약정한 경영목표에 미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닉스가 월간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것은 2년여 만에 처음이다.
디스플레이 전문기업인 LG필립스LCD는 액정표시장치(LCD) 가격의 지속적인 하락으로 지난 1분기에 적자를 낸 데 이어 2분기에도 흑자 전환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주요 IT기업들이 이처럼 맥을 못 추는 것은 해외 주요 기업들이 본격적인 추격전을 전개하면서 거의 전 품목에서 과열 경쟁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경기선행지수 마이너스로
향후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는 경기선행지수가 4개월 만에 하락반전했다.
산업생산 증가율이 둔화되고 설비투자 증가율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향후 경기전환시기를 예고하는 경기선행지수 전년동월비 지표는 지난달 1.4% 상승했으나 상승폭은 3월(1.5%)에 비해 0.1%포인트 감소했다.
선행지수 전년동월비는 지난해 12월 0.4%포인트 감소한 뒤 올 들어선 3개월 연속 증가했다가 4개월 만에 줄어들었다.
현재의 경기국면을 나타내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 역시 지난달 96.4로 3월의 97.2에 비해 0.8%포인트 감소했다.
지난달 감소폭은 지난해 8월(-0.8%포인트) 이후 가장 큰 것이다.
지난달 산업생산은 3.8% 늘었으나 3월의 4.9%에 비해서는 증가세가 둔화됐다.
다만 내수경기의 바로미터인 도소매판매는 지난해 같은달보다 1.2% 증가해 두달 연속 증가했다.
조일훈.박준동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