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수출이 두 자릿수 증가세로 돌아섰으며 물가 역시 안정된 모습을 나타냈다. 하지만 기업의 체감경기가 5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데다 이달 들어 택시요금 지하철 요금 등 공공 요금이 줄줄이 인상되는 등 물가불안 소지가 남아 있어 하반기 경기회복을 낙관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다 국제 원자재값 불안과 위안화 절상 등의 외부변수와 내수회복이 기대만큼 빠르지 않다는 내부 악재마저 겹쳐 당분간 경기 상황에 대해 보다 면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지난달 수출 호조, 물가도 안정 1일 산업자원부가 발표한 5월 수출입실적(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통관기준으로 233억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달보다 11.8% 늘어났다. 수출은 설 연휴 기간 등을 제외했을 때 2003년 5월 이후 22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를 보이다가 지난 4월 6.9%로 추락했으나,지난달 한 달 만에 두 자릿수 증가로 돌아섰다. 지난달 수입은 전년 동월 대비 18.4% 늘어난 211억9000만달러였으며 무역수지는 21억1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올들어 5월까지 수출 누계액은 1130억7000만달러, 수입 누계액은 1027억5000만달러,무역수지 흑자규모는 103억2000만달러로 각각 집계됐다. 지난달 물가도 안정세를 이어갔다. 5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3.1% 상승, 지난 4월의 상승률과 같았다. 전월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2%로 지난 4월의 0.1%에 비해 0.3%포인트 떨어졌다. 올해 1∼5월의 지난해 동기 대비 월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2%로 정부의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억제 목표치인 3% 초반을 벗어나지 않고 있다. 장바구니 물가인 생활물가 상승률은 지난달 4.7%를 기록, 지난 4월보다 0.2%포인트 떨어졌다. ○기업 체감경기 악화,하반기 장담못해 이날 한국은행이 내놓은 '5월 기업경기조사결과'에 따르면 제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81로 전달의 85보다 4포인트 떨어졌다. 제조업 업황BSI는 지난해 12월 71에서 올들어 1월 74, 2월 76, 3월 82, 4월 85 등으로 상승하다가 5개월 만에 하락한 것이다. 업황BSI가 기준치 100을 넘으면 경기가 호전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업체가 그렇지 않다고 보는 업체보다 많다는 뜻이며, 100 미만이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5월 BSI는 대기업(-6포인트)과 수출기업(-6포인트)의 하락폭이 중소기업(-4포인트)과 내수기업(-4포인트) 하락폭을 앞질렀다. 6월 전망치도 크게 떨어졌다. 전체 제조업체들의 전망 BSI는 지난달 91에서 84로 7포인트나 하락했다. 1분기 경제성장률이 2.7%에 그치고 최근 경기 지표들도 기대치를 밑돌자 기업들의 불안감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한은은 분석했다. 5월 중 매출 BSI 실적치도 전월 98에서 94로 내렸고 6월 전망치도 105에서 99로 6포인트 하락했다. 5월 중 수출 BSI는 100에서 95로,내수판매는 94에서 91로 각각 떨어졌다. 전망치는 하락폭이 더 커 6월 수출 전망 BSI는 전월 105에서 99로,내수판매는 전월 101에서 96으로 떨어졌다. 가동률 BSI도 5월 실적치가 99에서 95로,6월 전망치는 104에서 99로 각각 하락했다. 이달부터 공공요금이 줄줄이 올라 물가 역시 안정세 유지를 낙관하기 힘든 상황이다. 서울시 택시요금이 1일부터 17.5% 오른데 이어 부산 광주 울산 대구 인천 경기도 등도 택시요금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는 택시요금 외에 하수도요금을 8월부터 평균 35% 올릴 예정이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