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부 '합리적 개방론' 힘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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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경제부를 합리적 개방론자들이 장악했다.'
경제정책 총괄부처인 재경부 신임 차관에 박병원 차관보가 1일 승진 임명되자 과천 경제부처 안팎에선 이런 평가들이 나오고 있다.
박 차관은 경제부처 내에선 한덕수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 못지않게 '합리적 개방론자'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의 경제정책이 좀 더 시장친화적인 방향으로 수립되지 않겠느냐는 기대감도 일고 있다.
한 부총리와 박 차관은 여러 면에서 공통점이 많다.
우선 경기고.서울대 선후배 간인 데다 대학시절 우수 학생 기숙사인 '정영사(正英舍)'를 차례로 거쳤다.
옛 경제기획원(EPB)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는 점도 같다.
한 부총리가 기획원 정책조정2과장일 때 박 차관은 통화·성장 담당 총괄사무관으로 함께 일했다.
국제감각이 탁월한 해외파라는 점도 비슷하다.
한 부총리는 하버드대 경제학 박사로 영어 실력이 뛰어나며 통상교섭본부장,주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대사를 역임하는 등 '통상 전문가'로 이름을 날렸다.
박 차관도 영어 일어 러시아어 등 6개 국어 구사가 가능한 데다 EBRD(유럽부흥개발은행) 이사 등 해외 근무 경력도 많다.
이런 비슷한 경력 때문인지 한 부총리와 박 차관은 정책 성향도 닮은 꼴이란 분석이다.
박 차관은 차관보 시절 교육부 보건복지부 등 사회부처들과 치열한 '싸움'을 벌여가며 교육·의료·법률서비스 개방과 규제 완화를 적극 추진한 개혁파로도 유명하다.
어쨌든 한 부총리와 같은 기획원 출신의 박 차관이 임명됨에 따라 앞으로 재경부에 복수차관제가 도입될 경우 제2차관은 옛 재무부 출신이 차지하지 않겠느냐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이 경우 최경수 조달청장(행시 14회)과 진동수 국제업무정책관(17회),김규복 전 재경부 기획관리실장(15회) 등이 후보군으로 꼽힌다.
물론 복수 차관의 역할 분담에 따라선 윤대희 정책홍보관리실장(17회) 등 기획원 출신 1급의 승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한편 김광림 전 차관은 당분간 특별한 일을 하지 않고 휴식을 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차관은 이날 이임 인사차 재경부 기자실에 들러 "일단 푹 쉬고 싶다"며 "그동안 취약하다고 생각했던 정보기술(IT) 분야 공부도 하고,성경도 열심히 읽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