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누가 잘했나 13개 정부투자기관 중 가장 뛰어난 경영실적을 올린 곳은 한국전력공사. 한전 당기순익은 2조8808억원으로 13개 공기업이 올린 순익의 70%를 차지했다. 환율 하락에 따른 환차익으로 순이익이 대폭 증가한데 따른 것이다. 한국석유공사도 순익이 2717억원에 달해 전년에 비해 3배가량 늘어났다. 베트남 유전 사업에서 상당한 재미를 본 덕분이다. 석유공사가 투자한 베트남 15-1 유전이 2003년 11월부터 본격 생산에 들어간데다 지난해 고유가가 지속되면서 큰 이익을 안겨줬다. 농수산물유통공사도 2003년 4억원에서 작년에는 20억원으로 당기순이익이 4배 늘었다.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는 부동산 경기 호황 덕을 톡톡히 봤다. 토지공사의 경우 4조7415억원 수익에서 4조2548억원의 비용을 제외한 486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4384억원)에 비해 11%가 증가한 수치다. 한국토지공사 관계자는 "용인 죽전과 동백지구 내 상업용지를 분양하면서 수익이 늘었다"며 "올해도 화성 동탄과 판교 택지 공급이 예정돼 있어 당기순이익이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실적을 발판으로 한국토지공사의 정부 배당금도 총자본금 중 정부 지분(73.3%) 대비 2.7%인 356억원에 달해 한전(1766억원)에 이어 2위를 달렸다. 국민임대주택건설 차입금 증가로 부채비율이 지난해 대비 69.5%(부채 7조361억원)가 증가한 대한주택공사도 234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둬, 13개 공기업 중 4위를 차지했다. ○희비 쌍곡선 공기업 순익이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지만 순이익이 줄어든 기업도 있다. KOTRA는 순이익이 20억원에 그쳐 전년보다 70% 급감했고, 대한광업진흥공사(27억원), 한국수자원공사(1445억원)도 순이익이 전년에 비해 각각 53.4%, 34.2%씩 줄었다. 농업기반공사(75억원), 한국관광공사(16억원), 한국도로공사(529억원) 등도 순이익이 각각 24.2% 23.8% 18.9% 감소했다. 관광공사는 공항면세점 운영이 경쟁체제로 바뀌면서 순익이 줄었고 수자원공사는 토지조성 후 매각 작업이 마무리되면서 이익기반이 약화된 탓으로 분석됐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지난해 강우량이 줄어 발전수익이 줄어든 데다 시화, 안산지역 내 사업의 매출액이 감소한 탓"이라고 설명했다. 2003년 1182억원 규모의 적자를 낸 대한석탄공사는 작년에는 616억원으로 적자폭을 줄였다. 이른바 '행담도 게이트'에 연루된 한국도로공사측은 "각종 도로공사가 많아지면서 비용이 2조8251억원으로 크게 늘어난 반면 매출액은 감소해 당기순이익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