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는 한국수력원자력(사장 이중재?사진)에 그야말로 '결전의 시기'다. 20년 숙원사업인 방사성폐기물처리장(방폐장)을 지을 수 있느냐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방폐장 건립 문제는 정부 차원의 문제이긴 하지만 원자력발전을 책임지고 있는 공기업으로 그 무게감이 결코 덜하지 않은 상황이다. 회사는 우선 방폐장 지정에 조금이라도 해가 될 가능성이 있는 경영활동은 금기로 정해놓고 있다. 나아가 모범이 되는 공기업이 됨으로써 도움을 주는 적극적인 경영혁신 활동을 펼치고 있다. 'BEST KHNP' 운동이 대표적이다. BEST란 Best Excellent,Strong and Techo의 앞 글자를 딴 말이며,KHNP는 회사의 영어 약자다. 가장 뛰어나며 강한 기술 중심 기업이 되겠다는 것으로 '방폐장이 약간은 위험할지도 모른다'는 일반인의 인식을 불식시키겠다는 의지가 담겨져 있다. 회사는 지난 5월31일 이 운동의 선포식을 갖고 혁신선도요원 200여명을 중심으로 실천을 다짐했다. 회사는 올해 경영관리와 업무프로세스에서의 개선을 혁신의 주요 추진 분야로 삼고 있다. 경영관리 부문에선 지식 기반형 인력관리 제도와 개방형 인사제도의 정착을 도모하고 있다. 구체적으론 계통분석 기기 안전해석 등 엔지니어링 분야와 홍보 재무 등 경영관리 분야,해외사업 신재생 에너지 등 사업개발 분야 등에서 분야별 전문가를 육성하고 있다. 전문성에 따라 인센티브를 부여함으로써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 또 자칫 폐쇄적으로 흐르기 쉬운 조직문화에 활력을 불어 넣기 위해 홍보 엔지니어링 등의 분야에 외부 전문가를 채용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이외 유사조직을 통폐합하고 본사 조직과 인력을 슬림화하며,부하가 상사를 평가하는 등의 다면평가제 도입도 검토 중이다. 업무프로세스와 관련해서는 전사적자원관리(ERP)를 통해 구조를 고도화하고 균형성과측정표(BSC)를 시범 운영함으로써 성과를 제대로 측정하는 작업을 진행해 나가기로 했다. 경영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금전출납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전자 조달의 비율을 사업소 기준으로 현재 95%에서 99.5%까지 높이기로 했다. 지역사회 공헌도를 높이기 위해 지역공동체 경영전략을 수립하고 지역개발 지원을 위한 재원도 확보해 나가기로 했다. 사업부문에서는 신재생에너지 등 환경친화 에너지의 개발과 적용에 적극 나서기로 한 상태다. 올초부터 태양광 풍력 연료전지 수소에너지 등의 기술 개발에 참여하고 있으며,지난달에는 신재생 에너지 사업 추진 로드맵도 만들었다. 국제적으로 루마니아 원전 운영 및 건설지원을 추진 중이며,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의 원전사업 진출 기반도 구축해 나가고 있다. 2001∼2003년 혁신기반 조성기를 시작으로 2004년부터 올해까지 정착기를 거친 다음,내년부터 확산·성숙기를 맞이한다는 회사의 장기 전략이 올 하반기부터 어떤 성과를 낼지 기대된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