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의 대출경쟁이 후끈 달아 오르고 있다.


은행 보험사 등 금융회사들은 출혈경쟁도 마다하지 않은 채 저마다 사활을 걸고 대출 세일즈 전쟁에 나서고 있다.


금융회사들의 대출경쟁이 가열될수록 소비자들은 반갑기 짝이 없다.


금리는 떨어지는 반면 대출한도는 올라가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4월중 주택담보대출의 평균 금리는 연5.32%로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대부분 은행들의 모기지론 최저금리는 연4%대를 기록하고 있다.


따라서 이제는 대출도 골라잡는 시대가 됐다.


자신이 필요한 금액과 이자상환 능력 등을 따진뒤 거기에 맞는 대출상품을 고르는 것이 현명하다.


아울러 금리적용방식과 원리금상환방식등도 다양한 만큼 일일이 비교해 보는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된다.



◆금융권 대출 경쟁 후끈


올 들어 금융회사들의 대출경쟁이 심화되면서 '금리파괴' 현상이 가속화됐다.


은행들은 저금리에 다양한 우대 혜택까지 내걸고 고객유치에 나섰다.


신규 대출 고객에게 초기 3~6개월간 0.2~0.75%포인트의 금리를 깎아주는 마케팅을 해왔다.


여기에 타행 대출을 상환하는 고객에게는 0.2%포인트를 추가로 할인해주기도 한다.


보험사들도 은행과 비슷한 모기지론을 취급하고 있다.


최근엔 금리를 내리고 대출한도를 높이는 방법으로 은행과의 경쟁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그런가 하면 기존 보험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한 약관대출과 신용대출에도 주력하고 있다.


저축은행들도 은행 문턱을 넘기 힘든 고객들을 공략 대상으로 삼고 있다.


소액 대출을 받은 고객이 신규 고객을 데려오면 기존 대출금리를 낮춰주고 만기연장 수수료도 면제해 주는 등의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오랫동안 부실의 늪에서 탈출하고 있는 카드사들도 금리는 조금 높지만 특별히 대출서류를 작성할 필요가 없는 카드론을 앞세워 대출경쟁에 뛰어 들고 있다.



◆대출 서둘러라


이처럼 금융권의 대출 경쟁이 심화되자 이달 들어 금융감독원이 '과열'을 경고하고 나섰다.


이로 인해 금융회사들이 금리 경쟁을 자제하는 분위기로 돌아섰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26일부터 초기 6개월간 0.4%포인트의 금리를 감면해주는 제도를 폐지키로 했다.


하나은행에 이어 신한은행도 초기 6개월간 0.3%포인트 금리 할인 제도를 6월까지만 시행할 예정이다.


현재 초기 6~12개월간 최대 0.7%포인트의 금리를 깎아주는 국민은행도 금리 할인폭을 줄이거나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시중금리는 2분기 중 저점을 찍고 3분기부터는 상승세를 보일 전망이다.


이에 따라 대출을 원하는 고객은 금리가 오르기 전에 서둘러 대출을 받는 게 유리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대출에도 노하우는 있다


대출금리를 낮추려면 우수고객 제도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대부분 은행들이 우수고객에 한해 금리를 0.3% 포인트 이상 낮춰주기 때문이다.


은행별로 평가 기준이 다르긴 하지만 주로 거래 실적이 많거나 은행의 이익 창출에 기여한 사람들이 우수고객이 된다.


거래실적에는 예금과 대출 외에도 카드 외화환전 해외송금 보험 신용카드 인터넷뱅킹 등이 모두 포함된다.


따라서 예금과 대출 금액이 적더라도 주거래 은행을 정해 거래를 한 곳으로 집중하면 우수고객이 될 수 있다.


자신의 통장 뿐 아니라 가족의 거래를 한 은행으로 합치는 것도 바람직하다.


담보를 최대한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담보대출의 경우 통상 5%대 금리를 내지만 신용대출인 경우 금리는 10%에 달한다.


거의 2배 가까운 금리차가 나는 셈이다.


담보라고 하면 자택이나 부동산을 걸어야 한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지만 고객이 가입한 예금이나 적금, 심지어 주식형 펀드 등도 훌륭한 담보가 된다.


굳이 신용대출을 선호한다면 마이너스 통장 대출을 활용할 만 하다. 마이너스 통장의 경우 금리는 일반대출보다는 0.5%포인트 가량 비싸지만 사용금액에 대해서만 이자를 내므로 실제 나가는 이자는 일반대출보다 오히려 적을 수 있다.


금리전망에 따라 적절한 금리조건을 선택하는 일도 필수다.


대부분의 주택담보대출은 3개월 또는 6개월 주기로 금리를 변동하는 변동금리제를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금리가 상승추세에 접어들고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 볼 때 고정금리 대출상품이 더 유리할 수 있다.


금리 외에 중도상환 수수료 등 부대비용도 고려 대상이다.


담보대출을 받을 때는 담보물 감정료, 근저당 설정비, 인지대 등의 부대비용이 든다.


특히 근저당 설정 비용은 대출금의 0.7~1% 정도에 달하므로 이자 외에 제반비용까지 고려해 대출상품을 선택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각 은행들이 내거는 최저금리에 현혹돼선 안된다.


대부분 은행들은 첫 3개월이나 6개월만 적용되는 미끼금리로 고객을 유혹하는 경우가 많다.


초기 3~6개월간만 연 4%대의 낮은 이자를 내고 이후부터는 5%대의 금리를 물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은행들이 제시하는 초기 미끼금리에 현혹되기 보다는 대출기간 중 총상환액을 따져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