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성장성 기대에도 불구하고 최근 극심한 돈가뭄에 시달려온 바이오 벤처업체들이 다른 업종 기업들과 전략적 인수합병(M&A)을 통한 돌파구 찾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바이오 벤처업계 전반의 구조조정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알앤엘생명과학은 1일 상장업체인 대원이엔티와 알앤엘생명과학 주식 1주당 대원이엔티 보통주 2.16주를 발행하는 주식 맞교환을 추진키로 했다고 공시했다. 주식 맞교환이 끝나면 알앤엘생명과학 라정찬 대표(지분 17.49%)는 대원이엔티의 최대주주가 된다. 이에 따라 알앤엘생명과학은 증시에 우회상장하고 증시에서 연구개발 투자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알앤엘생명과학은 "항균제 소독제 등 생물안전제를 개발해 이미 상당한 매출을 올리고 있으나 항바이러스제,당뇨치료제 등 신약 개발과 줄기세포 연구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위해 대원이엔티와 M&A를 추진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라 대표는 "바이오 투자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막대하게 소요될 연구개발 투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올 들어 이같이 바이오 벤처기업과 일반기업 간 전략적 M&A가 줄을 잇고 있다. 안정된 연구개발 투자선 확보를 노리는 바이오 벤처와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려는 일반기업의 희망사항이 맞아떨어진 결과다. 이는 특히 기술력과 투자력이 결합된 형태라는 점에서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포 치료제 개발업체인 크레아젠은 지난달 손톱깎이 제조업체인 쓰리세븐에 지분 100%를 넘겼고 유전자 기술을 개발 중인 진뱅크는 지난달 식음료용 피팅류 제조업체인 디엠티와 지분 매각 등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유전자칩 개발업체인 마이진도 지난달 마케팅서비스업체인 큐앤에스와 지분을 맞교환 했다. 또다른 유전자칩 개발업체인 지노첵은 지난달 케이아이티비에 지분 15%를 넘겼고 제대혈업체인 KT바이오시스는 지난 4월 도료 및 피혁 제조업체인 대륜에 지분 52%를 넘기고 계열사로 편입됐다. 펩트론은 지난 3월 한 컨설팅 업체를 통해 모 기업으로부터 M&A 제안을 받았으며 툴젠도 올해 몇 개 업체로부터 M&A 제안을 받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오 벤처업계 한 관계자는 "바이오 분야의 경우 어떤 방식으로든 장기적인 투자환경을 만들어 가야 한다"며 "단순히 잠시 기업가치를 올리기 위해 바이오 업체에 투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장원락.임도원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