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경영실적을 보는 시각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객관적인 실적만을 평가할 수도 있고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경영노력을 평가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을 것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수상자 심사과정에서도 이 같은 점을 심도 깊게 고민했다. 그 결과 객관적인 실적과 함께 경영현장에서 보여준 리더십과 능력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손동창 퍼시스 회장과 이지송 현대건설 사장을 올해의 다산경영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손 회장은 잘 나가는 기업을 더욱 잘 나가게 경영한 점을,이 사장은 어려운 기업을 회생시킨 점을 각각 인정받았다. 손동창 회장은 지난 83년 퍼시스를 창업한 이후 22년간 매년 30%씩 성장하고 외부차입금이 전혀 없는 건실한 재무구조를 갖춘 회사로 키워냈다. 그는 지난 89년 국내 최초로 가구연구소를 설립,부단히 연구개발에 힘쓴 결과 현재 퍼시스가 국내 사무용 가구 시장 1위를 차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또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방식이 아닌 자체 브랜드를 통해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 현재 40개국에 영업망을 구축했다. 특히 손 회장은 외환위기를 겪는 과정에서 감원 등 구조조정을 하는 대신 신규사업에 투자,연구-유통-물류 등 모든 측면에서 업계 최고 수준의 인프라를 갖추는 성과를 일궈냈다. 이지송 사장은 1963년 공병장교로 근무한 것을 시작으로 43년간 토목.건설 분야에만 종사해 온 전문가다. 특히 현대건설이 유동성 위기를 겪던 2003년 사장에 취임한 뒤 적극적인 수주활동을 벌여 건설명가로서의 현대건설을 재건했다. 그는 3.3.3 운동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이 운동은 수주.매출.이익 등을 극대화하는 '3다(多)',원가.안전사고.고객불만 등을 최소화하는 '3소(少)',3%의 원가절감을 이루자는 것이다. 이 사장은 또 분기마다 노사협의회를 열어 상생의 노사문화를 만드는 데도 앞장섰다. '누가 훌륭한 항해사인가는 폭풍우를 만나봐야 알 수 있다'는 말처럼 이 사장은 폭풍우 속에서 뛰어난 항해사 역할을 훌륭히 해냈다. 심사위원들 역시 이 점을 높이 평가했다. 흔히 기업을 심장을 갖춘 조직이라고 말한다. 건물과 시설이 전부가 아니고 사람이 모인 조직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이 같은 조직을 어떻게 끌어나가느냐가 곧 경영실적으로 연결된다. 경영자의 리더십이 중요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수상자들에게 축하를 보내면서 동시에 그들에게 거는 기대 수준이 높아졌다는 점 역시 강조하고자 한다. 유동길 < 심사위원장.숭실대 명예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