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유명 자동차 업체들이 러시아로 몰려들고 있다. 이들은 고유가에 힘입어 러시아에 신흥 부자(올리가르히)가 급증하면서 외제차가 불티나게 팔리자 현지 생산 공장을 확충하는 등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러시아 현지에서 생산된 자동차는 관세 등의 혜택으로 수입차보다 25% 낮은 가격에 판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자동차업체들의 현지생산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의 경제지 베도모스티에 따르면 지난해 러시아에서 판매된 외국 자동차는 총 35만대에 달했으며 올해는 51만대,오는 2010년에는 80만~100만대 수준으로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5만대 이상을 팔아 수입차 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던 현대자동차는 러시아 현지 조립생산 공장을 2개에서 4개로 늘릴 계획이다. 이를 통해 연간 생산능력을 현재 7만5000대에서 17만대로 2배 이상 확대할 방침이다. 현대차는 올해 판매 규모를 7만5000대로 늘려 작년 2위(4만4000대)였던 도요타와의 격차를 더 벌린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다임러크라이슬러는 메르세데스 벤츠 조립공장 설립을 추진 중이다. 이 회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고향인 상트 페테르부르크 인근에 공장을 설립,연내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투자액과 생산 규모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도요타도 이 지역 인근에 오는 2007년까지 캠리 모델 5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세워 현지 판매를 강화할 방침이다. 프랑스 르노자동차는 모스크바 동쪽의 볼고그라드에 3억달러를 투자해 연산 6만대 규모의 공장을 설립,올 여름부터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르노는 오는 2008년까지 순차적으로 이 공장의 생산능력을 12만대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폭스바겐은 연산 1만2000대 규모의 공장을 설립하기 위해 모스크바 당국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이 공장에서 '포인터'와 '보라' 모델을 생산할 예정이다. 이 밖에 독일 BMW는 현지 파트너인 아우토토르와 합작으로 칼리닌그라드 경제자유지역에 운영 중인 공장의 생산능력 확대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합작회사는 작년에 고급차 2600대를 생산했으며 GM과 기아자동차의 모델도 만들고 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