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시장에 토지 열풍이 불고 있다. 땅을 경매로 낙찰받을 경우 각종 규제에 관계없이 취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2일 경매정보 제공업체인 디지털태인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과 인천,경기도 등 수도권에서 경매에 부쳐진 토지의 낙찰가율은 평균 101.61%를 기록했다. 이는 전달(75.26%)보다 무려 26%포인트 급등한 것으로,평균 낙찰가율이 100%를 넘긴 것은 작년 1월(106.8%) 이후 처음이다. 낙찰가율이 100%를 넘겼다는 것은 평균 낙찰가가 감정가보다도 높다는 의미다. 수도권 토지 낙찰률도 40%를 돌파한 40.27%를 기록했다. 경쟁률은 올 들어 가장 높은 4.28대 1이었다. 지난달 12일 경매에 나온 경기도 양주시 덕계동 임야(96평)는 감정가(1585만원)의 673%인 1억670만원에 낙찰됐고 연천군 연천읍 통현리의 밭(296평)에는 무려 74명이 몰려 감정가(1250만원)의 5배가 넘는 6216만원에 낙찰됐다. 또 지난달 3일에는 경기도 화성시 양감면 대양리의 임야 90평이 감정가(594만원)의 10배가 넘는 6220만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화성시는 동탄신도시 건설 여파로 최근 땅값이 뛰고 있는 지역이다.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 등 각종 호재가 있는 충청권도 예외가 아니어서 충남 연기군 소정면 대곡리의 임야(2807평)는 지난달 16일 경매에서 감정가(6494만원)의 11.6배인 7억5290만원에 낙찰됐다. 전문가들은 토지거래허가구역 등 각종 정부 규제로 인해 외지인들이 합법적으로 호재지역 토지를 매입할 수 있는 방법이 별로 없기 때문에 토지 경매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진현 대일건설컨설팅 대표는 "외지인들이 개발재료가 많은 토지에 투자할 수 있는 방법으로 경매를 선호하고 있다"면서 "특히 토지는 아파트에 비해 감정가가 싼 경우가 많은 데다 재건축아파트 시장이 위축된 뒤 더욱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