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정부 자문위원회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자문위의 국회 통제를 강화하는 내용의 관련법을 마련키로 한 데 이어 이달 임시국회에서 예산과 기능에 대한 문제점을 철저하게 따지기로 했다. 박근혜 대표(사진)는 2일 상임운영위 회의에서 "국정의 난맥상이 극에 달한 실정이고 그 원인이 수많은 자문기구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국회에서 국정 난맥상을 바로잡기 위해서도 모든 위원회에 대해 전체적으로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대통령 자문기구가 정책결정과 집행까지 하다보니 행정부처를 무력화시키고 행정부에 대한 국회의 감시까지 제대로 할 수 없는 문제가 발생한다"며 "자문기구는 자문만 해야 되는데 지난해 여기에 쓴 예산이 565억원이나 된다"고 지적했다. 강재섭 원내대표도 "집행기능도 없는 동북아시대위원회가 행담도 개발사업과 관련해 설친 것으로 드러났는데 청와대가 '꼬리 자르기'를 시도하고 관계자들이 나서 변호하는 등 기가 찬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우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1일 "지금 위원회는 동네북"이라며 위원회 비판에 강한 불만을 표시한 데 대한 반박이다. 강 원내대표는 "이번 국회에서 23개 위원회가 자기 기능도 아닌 일을 함부로 하고 있는지,예산만 쓰고 놀고 있는지를 정확히 밝혀내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맹형규 정책위의장은 "'위원회가 희망이다,후세가 평가한다' 운운하며 자신들의 잘못조차 모르는 정권에 대해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고 공격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