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코너] 나눔경영 아쉬운 한국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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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문화 중심지라고 할 수 있는 링컨 센터가 얼마 전 기업들에 감사의 편지를 보냈다.
후원금이나 기부금을 낸 기업들의 명단을 실은 전면 광고를 뉴욕타임스에 낸 것이다. 이 명단에 들어 있는 일본 기업은 10개가 넘었다. 미국에 진출한 일본의 간판 기업들이 대부분 포함됐다.
미쓰이는 링컨 센터의 이사 기업으로 활약할 정도다. 이사 기업인 미쓰이가 일본 기업들을 후원 기업으로 적극 끌어들였다고 한다.
아쉽게도 한국 기업은 삼성전자 한 곳뿐이었다. 링컨 센터 관계자는 최근 한국 기업들의 약진이 대단하다며 링컨 센터에도 관심을 보여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링컨 센터 후원만 해도 한국 기업들에는 남의 일처럼 들릴지 모른다. 하지만 미국인이나 미국 기업들의 한국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결과적으로 한·미 관계를 돈독히 하는 게 주목적인 코리아 소사이어티마저 한국 기업들이 외면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코리아 소사이어티는 뉴욕에서 한국 관련 강연이나 세미나가 가장 많이 열리는 곳이다. 뉴욕을 방문하는 한국 정부 관료나 정치인들이 단골로 찾는 곳이다.
이들은 한국에 관심이 많은 미국 투자자들을 상대로 한국의 경제 정책이나 정치 환경을 설명한다. 한국 문화 소개나 동포 2세들의 모임도 주선,양국 간의 이해도를 높이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설립된 지 50년 가까이 되는 전통 있는 단체다. 이곳에 회원 자격으로 금전적인 지원을 하는 한국 기업은 15곳뿐이다. 외환위기 직후 많이 떨어져 나갔다.
반면 미국 기업은 50개나 된다. 한국을 알리고 한국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설립된 단체를 미국 기업들이 주도적으로 지원하는 셈이다.
대부분의 미국 기업들이 한국에 투자하고 있어 나름대로 지원 이유가 있지만 주객이 전도됐다는 소리를 들을 만하다.
한국에서 확산되고 있는 기업들의 나눔 경영이 그들이 주력하는 또 다른 비즈니스 현장인 미국에도 흘러들길 기대해 본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