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 여성시대 우리가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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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남성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할인점 일선 점장직에 오른 홍일점 여성들이 화제다. 송인희 신세계 이마트 부평점장과 이상희 월마트코리아 성서점장,김희경 롯데마트 강변점장,임영수 한국까르푸 야탑점장 등이 주인공. 이들은 학벌·남성 위주의 승진 관행을 깬 쟁쟁한 실력파들로 패기의 30대부터 노련미를 갖춘 50대까지 연령층이 다양하다.
2일 신세계 이마트는 입사 22년차인 송인희 MSV(점포운영 지도)팀 과장(52)을 부평점 점장으로 임명했다. 이마트의 유일한 여성 점장인 송 신임 점장은 결혼 10년차에 입사한 주부사원 출신이다. 송 점장은 백화점 식품매장을 비롯해 이마트 판매본부 등 영업 핵심 부서에서 20년 이상 근무해 '이마트의 대모'로 통한다. 그는 특히 이마트의 점포 확장이 본격화한 지난 99년부터 MSV팀에 근무하면서 매장 운영 시스템과 서비스 매뉴얼을 구축했으며 '고객만족센터'라는 할인점식 서비스를 안착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송 점장은 "개점 때부터 일했던 부평점에서 점장을 맡아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막내 격인 월마트코리아의 이상희 대구 성서점장(33)은 월마트가 우리나라에 진출한 이후 배출한 최연소 점장인 동시에 첫 여성 점장이라는 두 개의 기록을 세웠다. 월마트코리아측은 월마트 본사의 점장 양성 프로그램을 최고 성적으로 이수했을 뿐 아니라 매장 및 조직 관리부문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해 점장으로 발탁했다고 배경을 밝혔다. 미국 오클라호마주립대 출신인 이 점장은 99년 통역 담당 사원으로 입사한 뒤 부산서면 부점장,포항점 수석부점장 등을 거쳐 지난달 19일 점장에 임명됐다.
김희경 롯데마트 강변점 점장(43)은 국내 토종 할인점 최초의 여성 점장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김 점장은 80년 롯데백화점에 입사한 뒤 줄곧 셔츠,남성정장 영업을 담당하다 2000년 롯데마트로 옮겨 PB 상품 개발업무를 맡았다. 2001년 할인점을 PB 상품 경쟁 속으로 몰아넣은 속옷 브랜드 '윈드인 인티모'가 바로 그의 작품이다.
임영수 한국까르푸 야탑점장(40)도 맹렬 유통우먼이다. 96년 가전 부문 현금수납 담당 사원으로 입사한 뒤 신선식품 부장 등을 거쳐 2001년 점장으로 발탁된 케이스. 부하 직원을 향해 일방적인 지시를 내리기보다는 대화로 문제를 푸는 덕장 스타일이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