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침체를 반영,지난달 외식 가격의 상승률이 3% 미만으로 떨어지면서 3년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반면 구내식당 식사비는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1년 이후 최고폭으로 상승했다. 또 올 1·4분기(1∼3월) 중 국내 가계가 신용카드 등으로 물건을 산 외상구매액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2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불고기 돼지갈비 설렁탕 등 외식 가격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2.6% 올랐다. 이 같은 상승률은 2001년 12월의 2.5% 이후 최저치이고,지난달 전체 소비자물가상승률 3.1%보다 크게 낮은 것이다. 외식 물가 상승률은 1999년 -0.9%를 기록한 이후 2000년 0.8%,2001년 1.7%,2002년 3.3%,2003년 3.7%,2004년 3.9% 등으로 꾸준하게 높아졌다. 그러나 올해 들어 1월 3.1%,2월 3.2%,3월 3.0%,4월 3.0% 등으로 상승률이 둔화되고 있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계속되는 경기 부진으로 손님 수가 줄면서 업체들이 가급적이면 가격을 올리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외식 가격 상승률을 품목별로 보면 라면(-0.7%) 김밥(-0.8%) 회덮밥(-0.7%) 칼국수(-0.6%) 등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또 햄버거와 피자는 각각 6개월과 7개월째 가격 변동이 없었다. 직장인들의 주요 식사 메뉴인 김치찌개 백반(0.6%) 자장면(0.7%) 된장찌개 백반(0.8%) 냉면(1.1%) 설렁탕(1.8%) 등도 모두 가격 상승률이 1%대 이하였다. 하지만 구내 식당의 식사비 상승률은 5.7%에 달해 2001년 통계를 잡기 시작한 이후 가장 높았다. 직장인들이 외식을 자제하고 구내식당을 많이 이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편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1분기 중 가계신용동향'에 따르면 가계대출 증가액이 6년 만에 최저로 떨어진 가운데 외상구매액은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 1분기 중 가계대출은 453조1110억원으로 전분기에 비해 3조7128억원(0.8%)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 같은 가계대출 분기별 증가액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1분기에 1070억원(0.1%) 증가한 이후 최저 수준이다. 지난 3월 말 현재 판매신용 잔액은 24조6081억원으로 전분기 말에 비해 6560억원(2.6%) 감소했다. 판매신용이란 가계가 신용카드 할부금융 백화점카드 등을 통해 물건을 외상으로 구매한 금액으로 내수 회복세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 중 하나다. 판매신용 잔액은 지난 2003년 1분기 이후 줄곧 감소세를 보이다가 작년 4분기에 무려 1조2569억원 증가한 뒤 이번에 다시 감소세로 반전됐다. 판매신용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경기 부진으로 가계들이 내구재 구매를 줄였기 때문으로 한은은 분석했다. 차병석·김동윤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