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금리 인상이 마무리 단계에 도달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국내 채권시장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미국의 금리 동향 등 해외 요인은 국내 채권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그보다는 국내 경기 회복 여부와 이에 따른 콜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 등이 채권금리를 좌우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2일 채권시장은 이를 반영,지표금리인 국고채 3년물 금리가 장 초반 전날보다 0.04%포인트 하락하면서 연 3.59%에 거래되다가 연 3.61%로 마감,다시 3.6%대로 되돌아왔다. ○금리수준에 부담 느끼는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미국의 금리 인상 종결 임박설에도 국내 채권금리가 이날 별 반응을 하지 않은 것은 지난 2월 중순 이후 너무 많이 떨어져 국내 금리가 추가 하락할 여지가 매우 적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채권시장은 올초 패닉 상황에 빠지면서 금리가 폭등세를 나타냈었다. 경기 회복 기대감과 채권 공급 물량 급증 우려 등이 겹치면서 연초 연 3.28%였던 3년물 금리는 2월11일 연 4.46%로 한달반 새 1.2%포인트 급등했다. 하지만 정부가 발행 물량을 조절하고,경기 회복 속도도 그리 빠르지 않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채권금리는 2월 중순 이후 줄곧 내림세를 보여 현재 연 3.6%대를 나타내고 있다. 윤항진 동원투신운용 투자전략팀장은 "콜금리(3.25%)와 국고채 3년물 금리 차이가 현재 0.3%포인트대로 좁혀진 상태"라며 "콜금리가 추가 인하될 가능성이 없다면 채권금리도 더 내려갈 여지가 거의 없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채권금리 당분간 박스권 전망 정원석 한일투신운용 채권운용본부장은 "최근 나온 경기지표로만 본다면 콜금리를 내리는 게 당연해 보이지만,그럴 경우 부동산값 상승 우려가 있는 데다 물가 상승 여지도 남아있어 채권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콜금리를 내리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라고 전했다. 그렇다고 경기 회복이 본격화되는 조짐도 아직은 없어 금리가 상승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결국 국내 금리는 크게 하락하지도,상승하지도 못하는 박스권을 그리면서 향후 발표될 경제지표를 주목할 공산이 높다는 얘기다. 성기용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만일 산업생산 등이 4월에 이어 2,3차례 더 악화된다면 그때는 콜금리 인하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채권금리도 추가 하락을 시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채권 딜러들은 금리 박스권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제하에 상대적으로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느라 고심 중이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