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유로화 급락의 영향으로 사흘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수출업체들이 달러 매도에 나선 탓에 상승폭은 크지 않았다. 원화 환율은 당분간 유로화 움직임과 달러 대기 매물 사이에서 매매공방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날보다 5원 80전 오른 1016원 50전에 개장,장중 한때 1017원까지 치솟았다. 전 날 뉴욕시장에서 유로화 환율이 유로당 1.21달러까지 추락하고,엔.달러 환율도 108.74엔까지 올라서자 해외 투자은행들이 달러 매수에 적극 나섰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출업체들이 달러 매물을 내놓으면서 환율은 곧바로 1014원대로 주저앉았다. 오후 들어서도 일부 국내 은행들이 차익 실현을 위한 달러 매도에 나서 환율 상승폭을 더 반납해야 했다. 월초임에도 수입업체들의 결제용 달러 수요는 많지 않았으며,이날은 외환당국의 시장 개입도 미미했다는 게 외환시장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하지만 해외 투자은행들이 지속적으로 달러 사자에 나서면서 결국 전 날보다 2원 10전 오른 1012원 80전에 마감돼 이틀 연속 1010원대를 유지했다. 1020원을 향해 상승을 시도하지만 번번이 수출업체들의 달러 매물에 밀리는 양상이다. 이진우 농협선물 금융공학실장은 "환율이 개장과 동시에 전 날 평균 환율(1011원 20전)보다 5원 넘게 올라가자 수출업체들이 달러를 팔고 싶은 유혹을 느꼈을 것"이라며 "반면 수입업체들로서는 1010원 위에서 달러를 사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환시장 관계자들은 위안화 절상 이슈가 다시 부각되지 않는 한 당분간 원.달러 환율이 유로화 약세(달러 강세)라는 상승 요인과 수출업체들의 달러 매도라는 하락 요인 중 어느 쪽의 힘이 더 큰가에 따라 움직일 것으로 보고 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