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산업이 본격적인 성장기에 접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바이오 업체들의 신약개발 성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코노미스트 최신호(4일자)는 "지난해 바이오 업체들의 신약 개발 건수가 대형 제약업체들을 추월했으며 암 등 난치병 치료와 관련한 신약도 잇따라 개발되고 있다"며 바이오산업의 부상을 전했다. 비즈니스위크 최신호도 "지난 30년간 이뤄졌던 바이오 부문 투자가 하나 둘씩 결실을 맺으며 바이오산업이 한단계 도약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성장하는 바이오 산업 암젠이나 제네텍 등 미국 바이오기술 업체들이 지난해 미 식품의약품안전청(FDA)으로부터 승인받은 신약은 총 20건에 달한다. 화이자나 글락소스미스클라인같은 대형 제약업체들이 승인받은 신약(11개)의 거의 두 배다. 지난 2002년까지 바이오 업체들은 대형 제약업체보다 신약개발 건수가 훨씬 적었지만 2003년부터 앞서기 시작해 작년에는 격차를 더 확대했다. 바이오업체들은 미생물을 활용하거나 유전자 조작을 통해 신약을 개발하고 있는 반면 기존 대형 제약업체는 화학물질에 기반한 신약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바이오업체들은 신약개발 성공률에서도 생명공학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제약업체들을 앞지르고 있다. 터프스 신약개발연구소는 현재 임상실험이 진행되고 있는 250개 바이오 신약 가운데 최소한 50개가 FDA의 승인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연구소는 50개만 승인을 받더라도 기존 제약업체에 비해 세 배나 높은 성공률을 기록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컨설팅 업체인 언스트앤드영은 작년 바이오 업체가 FDA로부터 승인받은 신약 중 9개의 매출이 올해 30억달러,오는 2007년에는 80억달러로 증가하는 등 시장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바이오기술 업체들은 지난해 연구개발비로 총 170억달러를 쏟아부었고 유럽 업체들도 34억달러를 투자했다. 올해 투자비는 작년보다 1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획기적 신약 개발 바이오업체들은 지난해 암과 관련해 아바스틴과 타르세나,이레사,이르비턱스 등 4개 신약에 대해 FDA 승인을 받았다. 이 가운데 아바스틴은 폐암과 유방암 환자의 생명을 연장시켜주는 획기적 항암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비즈니스위크는 전했다. 이 잡지는 "현재 약 400여개의 항암제에 대한 임상실험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이들은 대부분 바이오기술을 토대로 개발됐기 때문에 화학물질로 개발된 약품보다 부작용이 적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지적했다. 10년 전 임상실험이 진행됐던 항암제가 약 10여개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비약적인 발전이 이뤄진 셈이다. 또 사람마다 체질이 달라 대부분의 질병 치료제는 25~65%의 환자에게는 효과를 내지 못한다. 그러나 미국 바이오업체인 로치와 아피메트릭스는 환자의 피 한 방울로 어떤 약이 적합한지 알아낼 수 있는 소형 진단기를 개발,약물의 치료 효과를 높이고 있다. 조세프 슈레싱어 예일대 의대 교수는 "바이오업체가 등장한 것은 30년 전"이라며 "이때 시작된 투자가 서서히 성과를 내면서 신약개발이 황금기를 맞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