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스 구티에레스 미국 상무장관은 2일 "중국이 올해 섬유 수출을 전년 대비 7% 늘어난 수준 이내로 억제하지 않으면 수입제한 조치를 계속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티에레스 장관은 이날 중국 베이징 칭화대 MBA학생들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산 섬유에 대한 수입쿼터 부과를 설명하기 위한 게 이번 방문의 목적 중 하나"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또 "지식재산권 침해는 범죄행위로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며 불법복제가 성행하고 있는 중국을 압박했다. 그러나 그는 "(중국과의) 무역전쟁은 바라지 않으며 토론이 필요하다"고 말해 협상의 여지를 남겨 놓았다. 이날부터 사흘간의 베이징 일정에 들어간 구티에레스 장관은 롭 포트먼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함께 4일 중국의 우이 부총리 및 보시라이 상무부장(장관)과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번 회담에서는 섬유분쟁 외에 지재권 보호와 위안화 절상 등이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제주도에서 열린 APEC(아태경제협력체) 통상장관 회담에 참석한 보 부장은 이미 약속한 농업 및 서비스시장 개방계획 철회 가능성을 경고했다. 그는 미국 공영방송 PBS와의 인터뷰에서 "세계무역기구(WTO)가 섬유쿼터를 올해부터 폐지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이를 부활시킨 것은 잘못된 행동"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WTO에 약속한 농산물과 서비스시장 개방을 이행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보 부장은 또 "위안화 환율개혁을 섬유분쟁과 연계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해 중·미 통상장관 회담에서 팽팽한 접전이 벌어질 것임을 예고했다. 한편 유럽연합(EU)은 중국과의 섬유분쟁 해결을 기대하면서도 중국산 신발에 대해 빠르면 이달 중 수입제한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여 양측간 무역분쟁이 다른 품목으로 확대될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