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가 3일 경북대에서 대표 취임이후 처음으로 대학생들을 상대로 특강했다. 경북대 비운동권학생조직인 `희망연대21' 초청으로 열린 이날 강연에는 1천여명의 학생과 시민들이 몰려든 가운데 열띤 분위기 속에서 진행돼 박 대표의 대중적 인기를 다시한번 입증했다. 박 대표는 `한나라당의 나아갈 길'이라는 제목의 특강에서 진보와 보수를 넘어서는 `한국판 제3의 길'이라며 `유연한 실용주의'와 `공동체 자유주의'를 당의 새 노선과 이념으로 각각 제시했다. 이어 대학생들과 가진 질의응답에서는 개인사 등에 대해 지금까지 공식석상에서 드러냈던 것보다 훨씬 솔직한 입장을 밝히며 젊은 감성을 파고들어 여러 차례 큰 박수를 받았다. 박 대표는 "젊은 시절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이후에 어려운 시절을 많이 살았다. 너무 살기 힘들어 어떤 때에는 태어나지 않았으면 이 고통을 몰랐을텐데 하는 심정까지 들었다"며 과거 힘들었던 시절의 심경을 털어놨다. 박 대표는 또 "배신도 많이 보고 어려운 걸 겪으면서 세상에 모든 게 다 물거품 처럼 느껴졌다. 세상에 가치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이 드는 와중에, 바른 마음을 갖고 바르게 사는 것만은 끝까지 지켜야 된다고 생각했다"면서 "그때 여러가지를 겪으며 마음을 다스리고 했던 일들이 지금은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며 자신의 마음 다스리는 방법을 소개했다. 박 대표는 또 `다시 20대가 되면 무엇을 하고 싶으시냐'는 한 여학생의 질문에는 "20대에 들어오자마자 어머니가 돌아가셨고 어떻게든 어머니가 남기고 간 큰 자리를 메워야 됐다"면서 "여러 환경이 내 인생을 살겠다고 할 수 없었으며, 어느 순간부터는 책임감 때문에 슬퍼할 시간도 없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박 대표는 "다시 20대로 돌아가면 20대가 할 수 있는 것을 해 보고 싶다"면서 "옷차림도 자유롭게 입고, 미팅도 해보고, 학생들이 잘가는 장소에도 놀러가고, 다양한 문화적 소양도 쌓고 싶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어 아버지인 고 박정희(朴正熙)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묻자 "그 시절의 정치인으로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 "우리도 하면 된다는 동기를 부여, 국민들이 미친듯 잘살아보자 노력했고, 다음 세대에는 가난의 설움 물려주지 말자는 공감대가 형성돼 국민의 에너지를 끌어내 국가 발전으로 연결할 수 있었던 것은 간단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평가, 큰 박수를 받았다. 또 "산업화가 이뤄지지 않았다면 그 다음에 민주화가 이뤄졌겠는가는 연구가 필요한 일로 선택과 집중을 해야해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 밖에 없었다"면서 "정치를 하면서 그 때 부족하고 잘못된 것은 내가 더 열심히 해서 메꾸고 해야된다는 사명감으로 더 열심히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1시간 30분간 가량 진행된 강연에 이어 학생식당으로 이동, 학생들과 식사를 함께하며 대화를 이어갔다. 한편 이날 강연장 입구에는 10여명의 학생들이 한나라당을 비판하는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대구=연합뉴스) 김경희 기자 kyung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