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 치하 반인륜적 범죄 조사와 처벌에는 세월도 나이도 소용없다." 독일 검찰은 3일 클라우스 콘라트(90) 전(前) 하원의원이 2차대전 당시 이탈리아에서 반인륜적 전쟁범죄를 저지른 혐의와 관련해 30여 년 만에 재수사에 착수했다고 발표했다. 검찰은 지난 1972년에도 `산 폴로 학살 사건'과 관련해 콘라트 전 의원에 대한 기소를 추진했었으나 기소시한 만료로 수사를 종결했다. 검찰은 그러나 최근 이탈리아 당국이 보내온 새로운 증거들에 따르면 콘라트 전의원을 기소시한이 없는 반인륜적 전쟁범죄 혐의로 처벌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산 폴로 학살 사건'은 지난 1944년 이탈리아 투스차니 지방 산 폴로 마을에서 나치 독일군이 무고한 민간인 48명을 총살하거나 산 채로 매장한 사건이다. 콘라트 전의원은 당시 현장에 있었던 독일군 보병 연대의 부대원 가운데 아직 생존한 마지막 장교다. 지난 1970년대에 사회민주당 의원을 지낸 후 지금은 독일 북부 발트해변 휴양지에서 살고 있는 그는 독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학살 현장에는 있었으나 직접 가담하거나 명령을 내린 바는 없다"고 주장했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