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가 부진한 고용 지표에 일격을 맞았다. 미 노동부가 지난 3일 발표한 5월 비농업 부문의 신규 고용은 예상을 훨씬 밑도는 7만8000명. 4월의 27만4000명에 비하면 현저하게 줄었다. 2003년 8월 이후 가장 적은 규모다. 경제의 탄력을 의심하게 만들 정도로 부진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로 인해 이날 다우지수는 92.52포인트(0.88%) 하락해 10,460.97로 마감했다. 나스닥도 26.37포인트(1.26%) 떨어진 2071.43으로 주저 앉았다. 주간 기준으로 다우가 0.77%,나스닥이 0.21% 하락했다. 주춤했던 국제 유가 상승세가 재연되면서 부담을 가중시켰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경질유는 전날보다 배럴당 1.40달러나 올라 55.03달러로 치솟았다. 주가는 주초 시세 차익을 실현하기 위한 투자자들이 많았음에도 쉽게 밀리지 않았지만 고용 지표와 유가 악재에는 더 이상 버티지 못했다. 주초에 발표됐던 제조업 지표도 좋지 않았다. 하지만 부진한 고용 지표로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금리 인상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스펜서 클라크의 시장 전략가인 마이클 셀던은 "FRB의 금리 인상이 투자 재료의 주역에서 밀려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단기금리는 연3%다. 작년부터 쉼없이 올랐다. 다음 회의는 29~30일 열린다. 다음 회의가 '야구의 9회 말에 해당될 것'이라는 FRB 관계자의 말도 나온 터다. 고용 지표가 기대 이하로 나와 그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해리스 프라이빗 뱅크의 수석 투자담당인 잭 애블린은 "고용 지표가 금리 인상 논의의 초점을 바꿔 놓았다" 며 "연3.5~4%에서 인상이 끝날 것이라는 당초 예상이 연3.25~3.5%로 수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주에는 금리 전망 판단에 실마리를 제공해 줄 수 있는 중요한 행사가 예정돼 있다. 앨런 그린스펀 FRB 의장이 두 차례에 걸쳐 공개적인 행사에 참여한다. 첫번 째는 6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4개국 중앙은행 총재 모임이다. 유럽 일본 중국의 중앙은행 총재들과 만나 세계 경제를 논의한다. 그보다 더 관심을 끄는 행사가 9일 의회 증언이다. 그는 상·하 합동경제위원회에서 미국 경제 전반에 대해 견해를 밝힐 예정이어서 향후 금리 정책에 관해 어떤 힌트를 줄지 주목된다. 부진한 고용 지표,장기 금리 안정,달러 강세만으로 보면 금리 인상을 멈출 시점도 됐다. 하지만 그린스펀 의장 스스로 말했듯이 주택 시장의 거품을 없애기 위해서는 여전히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 어떤 수준에서 균형을 찾을지 투자자들은 주목하고 있다. 이번 주 발표되는 경제지표는 많지 않다. 10일의 4월 무역적자 정도다. 3월 적자는 550억달러로 개선됐지만 4월엔 573억달러로 다소 늘었을 것으로 CBS 마켓워치는 추정했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