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을 한바구니에 담지 말라.’ 이는 주식투자를 할때 한 종목에 ‘몰빵’하지 말고 여러 종목에 분산투자하는 게 좋다는 뜻을 담고 있는 증시 격언이다. 이 말은 직접투자는 물론 간접투자인 펀드투자에도 들어맞는다. 국내 증시가 반등에 나선 지난 5월초 이후 주식형펀드의 수익률 상위 펀드가 대거 바뀌었다는 사실에서도 이 격언이 갖는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매월 일정액을 불입하는 적립식투자든, 한꺼번에 뭉치돈을 맡기는 목돈 투자든 주식형 펀드에 가입할때는 투자 스타일이 다른 3~4개 펀드에 돈을 나눠 가입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말하고 있다. ◆배당주 펀드 주춤,성장형 펀드 약진 5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종합주가지수가 조정세를 마무리하고 반등에 나선 5월 초 이후 수익률 상위 주식형 펀드가 대거 자리바꿈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5월 초만 해도 고배당 주식에 집중 투자하는 '배당주 펀드'와 내재가치보다 저평가된 주식에 장기 투자하는 '가치주 펀드'가 수익률 상위를 싹쓸이하다시피 했다. 국내 대표 가치주 펀드인 한국투신운용의 'TAMS거꾸로주식A-1'의 6개월 수익률은 27.73%로 2위였고,미래에셋투신의 '3억만들기배당주식1',신영투신의 '신영비과세고배당주식형1',세이에셋자산의 '세이고배당주식형' 등 배당주 펀드는 3~5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한 달이 지난 이달 3일 기준 순위는 크게 바뀌었다. 가치주 펀드인 'TAMA거꾸로A-1'은 6개월 수익률 기준으로 6위로 내려앉았다. 배당주 펀드는 '3억만들기배당주식1'이 2위를 차지했을 뿐 나머지 배당주 펀드들은 모두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그 자리를 CJ자산운용의 'CJ행복만들기주식1' 등 성장형 펀드들이 꿰찼다. 남명우 대한투자증권 부장은 "주식형 펀드 간 순위 바꿈은 5월 증시의 특징을 반영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5월 초 이후 고배당주나 중·소형 가치주보다는 삼성전자 LG필립스LCD 하이닉스 현대차 등 대형주의 반등폭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그래서 대형주 편입 비중이 높은 성장형 펀드의 수익률이 크게 약진한 반면 배당주 펀드 등은 다소 주춤했다는 것이다. ◆펀드도 포트폴리오 투자 바람직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최근 한 달 동안의 추세일 뿐이다. 증시 테마와 주도주는 수시로 바뀌기 때문에 최근 증시 상황을 반영한 '성장형 펀드 약진,배당주 펀드 주춤' 양상은 앞으로 얼마든지 변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지금 당장 수익률이 높은 펀드만 좇아서 '몰빵' 투자를 하다가는 자칫 낭패를 볼 수도 있다는 얘기다. 우재룡 한국펀드평가 사장은 "특히 기간이 3~5년으로 긴 적립식 투자를 할 때는 성장형 펀드,가치주 펀드,배당주 펀드,중·소형주 펀드 등 스타일(투자 유형)이 다른 3~4개 펀드를 골라 포트폴리오 투자를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통상 경기 회복과 함께 주가가 강하게 반등하는 강세장에서는 정보기술(IT) 관련 수출주나 대형주 비중이 높은 성장형 펀드의 성과가 뛰어난 반면 약세장에서는 배당주 펀드 등이 더 선전하는 경향이 높기 때문이다. 분산 투자를 하면 각각의 펀드 스타일별 장점은 최대한 살리고 약점은 보완할 수 있다. 우 사장은 "펀드 스타일은 물론 운용회사도 다양하게 선택하면 펀드 분산 투자 효과를 더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