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의원들, 盧대통령 직접 비판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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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여당인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직접 비판하고 나서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여권이 행정도시건설 등의 대형프로젝트와 경제정책을 '실패작'으로 규정하며 문제삼고 나선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총리의 노 대통령을 겨낭한 듯한 발언과 열린우리당 염동연 상임중앙위원의 총리 공격에 이은 노 대통령 직접 겨냥은 방향감각을 상실하고 표류하는 여권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당.정.청 갈등이 도를 넘었다는 점에서 노 대통령이 입장을 표명할지 주목된다.
○대통령 직접 겨냥=열린우리당 정장선 제4정조위원장은 "(최근의 문제들이)청와대의 인적쇄신만으로 풀릴 문제가 아니다"라며 "노 대통령의 이상주의에 근거한 정책추진이 많은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정 위원장은 참여정부가 이상주의에 의해 추진한 정책으로 행정중심도시와 혁신클러스터,자유경제지역 등을 열거하면서 "엄청난 프로젝트를 추진했지만 부동산 가격만 올랐고,규제와 세금을 통해 이를 해소하려 하니 건설경기가 위축되는 등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 산하 위원회에 대해서도 "위원회가 정책을 만들면 부처가 실행한다는 이상주의에서 출발했지만 많은 문제를 낳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초선 의원도 "대통령의 코드인사가 여러가지 문제를 야기시켰다"며 "거기서 벗어나지 않는한 여러가지 문제가 불거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문희상 의장은 "(정 의원 주장은) 당정이 나가는 방향과는 관계가 없으며,개인생각일 뿐"이라고 진화를 시도했다.
당 일각에선 "노 대통령이 입장을 밝힐 때"라는 얘기도 나온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직접 대응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기자들의 잇따른 논평 요구에 대해서 침묵으로 일관했다.
한 핵심 참모는 "지난 주말로 끝난 얘기가 아니냐"며 "당에서도 안영근 정장선 의원 등 두세명이 늘 (이런저런 사안에 대해) 말을 많이 하는 편"이라며 의미를 평가절하했다.
○노사모측 반발=노사모의 심우재 대표는 "여당이 정작 문제"라고 반박했다.
심 대표는 "열린우리당이 청와대를 향해 비판하는 것을 보고 어이가 없었다"며 "정작 문제는 대통령이 갖고 있는 철학을 여당이 제대로 구현하지 못하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열린우리당이 대통령의 당정분리 철학과 달리 당정관계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면서 "(청와대 쇄신론과 당정관계 재정립 문제가) 일시적 타개책으로 내놓은 이슈인지는 몰라도 과정도 개끗하지 못하고 좋은 모습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재창 기자 lee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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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정혼란 책임에 대한 당.정.청 관계자들의 말 ]
△열린우리당 윤호중 의원
"위원회 중심 국정운영으로 정부부처 소외되고 있다"(6월1일)
△열린우리당 안영근 의원
"청와대 대폭적으로 인적 쇄신해야 한다"(6월1일)
△이정우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장
"아마추어가 낫다.위원회는 나라의 희망"(6월1일)
△이해찬 국무총리
"대통령 측근이나 사조직이 발호하지 못하도록 관리해야 한다"(6월2일)
△열린우리당 염동연 상임중앙위원
"이 총리 경거망동하지 말라"(6월3일)
△열린우리당 홍재형 의원
"아마추어들이 한 일을 이제 전문가들에 맡겨야 한다"(6월3일)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
"이러다 우리 다 개털된다"(6월3일)
△열린우리당 정장선 제4정조위원장
"대통령의 이상주의적 정책추진이 많은 문제 야기한다"(6월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