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LG카드외환은행 인수에 관심을 표명했다. 라 회장은 지난 3일 신한.조흥은행의 통합작업에 참여하고 있는 직원 400여명과 함께 북한산을 등반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카드와 보험,자산운용부문을 더욱 강화해 금융그룹의 균형을 맞춰 나갈 것"이라며 "LG카드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유지창 산업은행 총재를 만나 LG카드를 외국자본에 넘기는 것도 문제지만 국내 특정 은행에 매각하는 것은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고 말해 LG카드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음을 시사했다. 라 회장은 외환은행 인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가격이 문제"라고 답해 조건만 맞으면 외환은행 인수전에 나설 수도 있음을 내비쳤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이와 관련,"라 회장이 조건만 맞는다면 두 회사를 인수하고 싶다는 원론적인 얘기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 구체적인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라 회장은 이어 "조흥은행의 카드사업부를 분리해 신한카드와 합칠 계획이며 신한생명도 빠른 시일 내에 신한지주 자회사로 편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자산운용의 합작 파트너인 BNP파리바에 보다 공격적인 경영을 촉구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의 통합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지만 지금은 안정적 통합을 이루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해 통합 시기를 무리하게 앞당기지는 않을 방침임을 밝혔다. 특히 "두 은행 중 어느 한쪽의 흡수통합은 결코 있을 수 없다"며 "통합작업은 큰 잡음 없이 원만히 이뤄질 것으로 자신한다"고 강조했다. 신한지주는 오는 9월 통합은행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늦어도 1년 이내에 통합은행을 출범시킬 계획이다. 라 회장은 이와 함께 "두 은행의 통합이 완료되면 사회복지재단을 설립해 사회공헌활동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혀 통합은행이 출범한 뒤 회장직에서 물러날 계획이 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한편 라 회장이 LG카드와 외환은행 인수에 관심을 표명한 것을 계기로 두 회사 인수를 둘러싼 국내외 금융회사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르면 올 연말 매물로 나올 전망인 LG카드의 경우 우리금융 하나은행 농협과 HSBC(홍콩상하이은행) 등이 이미 인수 의사를 밝힌 상태다. 여기에 신한지주가 본격 가세하면 금융지주회사가 모두 LG카드 인수전에 나서게 된다. 1대주주인 론스타의 주식 매각 제한 기간이 오는 10월 말 끝나는 외환은행의 경우 하나은행과 HSBC 등이 직·간접적으로 인수 의사를 내비친 상태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