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온라인 증권사들이 활로 개척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들은 온라인 주식거래 규모 감소와 수수료 인하로 수익성이 취약해지자 인수합병(M&A)을 통해 통.폐합을 추진하거나 사모펀드.채권거래.모기지(주택담보 장기대출)같은 새로운 사업에 진출하는 등 사업 다각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미 온라인 증권사들은 주식시장이 활황이었던 지난 2000년에 150개에 달하는 등 성황을 보이다가 주가 하락 여파로 현재는 20여개로 줄었으나 수익성이 워낙 나빠 경영수지를 맞추기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이와 관련,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올해 말까지 온라인 증권사들간의 M&A가 잇따를 것"이라고 보도,시장판도의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다시 불붙는 M&A 미국 온라인 증권업계 선두 주자인 아메리트레이드는 캐나다계 온라인 증권사 TD워터하우스를 M&A하기 위해 협상을 진행 중이다. TD워터하우스는 이에 앞서 아메리트레이드의 경쟁업체인 E트레이드에도 합병의사를 타진,매각 의사를 굳힌 상태다. 아메리트레이드는 지난달 경쟁업체인 E트레이드의 인수 제안을 거절한 이후 스스로를 축으로 한 M&A를 통해 '덩치키우기'를 본격화하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4년 동안 취약한 수익구조를 보완하기 위해 중소 온라인 증권사 7개를 인수했다. 그러나 E트레이드 역시 당초 제안했던 인수금액(62억달러)을 상향 조정하는 등 아메리트레이드 인수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이들 3개 온라인 증권회사간 M&A 향방은 예측불허 상태라고 월스트리트 저널은 전했다. ◆떨어지는 수익성 이처럼 온라인 증권사들이 M&A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은 축소되는 시장 규모에 비해 업체수가 여전히 많아 수익기반이 갈수록 취약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 보급 확대로 온라인으로 주식 거래를 하는 가구수는 늘고 있지만,규모 자체는 오히려 크게 줄고 있다. 지난해 온라인 주식 거래 규모는 2000년에 비해 60%나 감소했다. 주식거래 가구수도 당초 전망치를 크게 밑돌고 있다. 4년 전 미국 시장조사회사 포레스터 리서치는 1999년 410만가구에서 2005년에는 2100만가구로 늘 것이라고 전망했지만,지난해 말 현재 가구수는 4분의 1 수준인 540만가구에 불과하다. 여기에 온라인 증권사들은 수수료 인하압력에 허덕이고 있다. 대부분의 온라인 증권사는 거래가 많은 '큰손' 고객에 대해서는 절반 이하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씨티그룹 계열의 스미스바니나 피델리티 같은 전통 증권사들이 사이트를 만들어 이 시장에 진입한 것도 온라인증권사 간 수수료 인하 경쟁을 가열시켰다. ◆사업 다각화도 활발 온라인 증권사들은 활로를 개척하기 위해 사업 다각화도 적극 추진 중이다. 750만개 온라인 계좌를 관리하는 최대 온라인 증권사인 찰스슈왑은 최근 계열은행인 찰스슈왑뱅크와 자산관리회사 US트러스트를 통해 사모펀드.채권거래.모기지.연금 등 새로운 사업에 잇따라 진출했다. E트레이드도 은행사업을 확장하는 등 종합금융서비스 회사로 변신하고 있다. 한편 온라인 증권사간 무한 경쟁으로 고객 만족도는 높아지는 추세다. 소비자 전문 조사업체인 JD파워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증권사의 고객만족도는 전년보다 평균 25포인트(1000포인트 만점 기준) 높아졌다. 이는 현재 진행 중인 시장 재편이 마무리되면 온라인 증권사의 전망이 밝아질 것임을 보여주는 조사결과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