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10대 명문 MBA(경영학 석사과정) 정보를 담은 책 'China MBA'(이윤석 지음,미래의창) 관련 기사(6월3일자 A31면)가 나간 뒤 10여통의 전화를 받았다. 그 중에는 40대 후반 학부모의 '특별한 전화'도 있었다. 고등학교에 다니는 아이의 미래 때문에 고민하던 중 '중국 MBA'로 가닥을 잡았는데 방학 때 현지 학교를 견학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MBA의 실수요 독자인 직장 초년생이면 몰라도 고교생의 학부모가 이런 질문을 해오는 게 의아했지만 곧 '잠재 독자'의 수요를 확인하고는 무릎을 쳤다. 이 책은 서점에 깔리자마자 하루 수백부씩 팔리고 있다. 신흥 명문 중국유럽국제경영대(CEIBS) MBA 재학생이 2년간의 입학 준비과정과 담당자 인터뷰,학교 선택법과 졸업 후 진로,학비와 생활비 내역 등 실용정보를 알려주는 것도 주효했지만 아이의 장래를 걱정하는 학부모들의 관심까지 끌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중국 관련서의 열기도 뜨겁다. 대한상공회의소 베이징사무소장을 지낸 중국통의 '중국이 살길이다'(이상재 지음,MC&A)를 비롯 '10년 후 중국'(박한진 지음,해냄),'지금 중국에 돈을 묻어라'(박용석 지음,명솔출판),'중국 그리고 중국인'(이기영 지음,이른아침),'사들이는 중국,팔리는 한국'(김익수 지음,삼성경제연구소),'중국 대륙의 심장으로 들어가다'(노정환 지음,나무와숲) 등 거의 날마다 한 종씩 나오고 있다. 2~3년 전에는 한 달에 5~6종 정도 출간되던 중국관련 책이 최근 들어서는 월 20~30종씩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아시아에서 우리 대중문화가 '한류'(韓流)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면 한국 출판시장에서는 '한류'(漢流)가 이슈인 셈이다. 이 같은 현상은 단순히 '중국을 알자'는 차원을 넘어 '이젠 중국 속으로 들어가 실질적으로 활용하자'는 적극적인 시대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경제성장률 10%에 육박하는 중국의 발전 가능성이 무한한데다 기업들이 월드마켓을 겨냥한 '중국통' 양성에 힘쓰는 현실과 맞닿아 있다. 대형서점마다 중국책 특설매장을 마련할 정도이고 보면 출판계 '차이나 붐'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고두현 문화부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