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사무실. 현장 나와라." "현장이다. 무슨일인가." 삼성중공업 임직원들은 요즘 새로운 통신기기를 쓰면서 일에 능률이 생겼다. 이 기기를 쓰면서 사무실과 현장,현장과 다른 현장을 일일이 뛰어다닐 필요가 없어졌다. 그렇다고 가까운 거리를 통신하면서 값비싼 요금을 내는 휴대폰을 쓰는 것도 아니다. 이들이 쓰는 것은 테트라방식이라고 일컫는 디지털 주파수 공용통신(TRS)이다. 일명 '워키토키'다. 지난해 삼성중공업이 민간사업장으로선 처음으로 테트라 방식의 TRS시스템을 구축 상용화하면서 조선소,항만 등 국내 대규모 민간 사업체들도 서둘러 이 새로운 시스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통신망 구축 전문기업인 서울통신기술이 최근 군인공제회가 발주한 370억원 규모의 디지털TRS 시스템구축사업을 전량 수주하면서 '워키토키'가 크게 확산되는 추세다. 서울통신기술은 오는 8월 말께 서울 경기지역에 테트라방식의 TRS통신서비스를 본격 가동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TRS 서비스를 받는 일반기업이 크게 늘어난다. 업체들이 테트라 방식의 TRS를 선호하는 것은 경제적인 요인 때문이다. 통화요금이 평상시 10초당 17원 이상인 휴대폰에 비해 TRS요금은 10초당 12원으로 싸다. 게다가 수백명과 동시에 통화할 수 있고 이 경우도 한 통화로 통화요금이 계산된다. 그만큼 경제적이라는 이야기다. 이와 함께 이용자 개개인에게 ID를 부여해 혼선이 일어나지 않아 통화품질이 우수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장거리 음성통화 및 무선데이터,위치추적,일반휴대폰 기능 등의 부가적인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무전기처럼 한 사람이 얘기하면 그룹으로 지정된 사람들이 한꺼번에 음성을 들을 수 있다. 전체 그룹 내에서 몇 사람만 지정해 통화할 수도 있다. 휴대폰처럼 1 대 1 통화도 가능하다. 지난해 국내 최초로 민간 사업장에 디지털TRS를 도입한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디지털TRS는 통화품질이 우수해 안전사고 예방은 물론 작업지시가 원활해져 작업속도가 빨라졌다"며 "비용절감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 TRS시스템을 구축한 서울통신기술 관계자는 "서울 경기 지역에 테트라 시스템을 구축하면 민간사업장뿐 아니라 각종 재난정보 통신에도 디지털TRS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