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와 혁신의 바람이 재계의 대표적 보수기업인 효성에도 불고 있다. 효성은 최근 들어 조직 내 커뮤니케이션 활성화를 통해 직원들의 기살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내외적 경영 환경 악화로 회사가 직면한 위기를 조직 활성화와 목표 공유를 통해 극복해 보자는 복안이다. 이 같은 효성 변화의 중심에는 이상운 그룹총괄 사장이 있다. 이 사장은 지난달 18일 경북 구미 폴리에스터 공장을 방문해 생산 현장을 직접 둘러보며 현장 근무자들과 스킨십 경영에 나섰다. 그는 이날 현장 임직원과 함께 한 자리에서 "국내 화섬 시장의 침체가 오래 지속되고 있지만 섬유는 인류가 살아가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품"이라며 "최고 품질의 고부가 제품으로 해외시장을 적극 개척해야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또 "생산 현장에서 근무하는 여러분이야말로 세계 수준의 첨단 화섬 기술력을 바탕으로 제품을 생산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1등 품질 확보에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앞으로도 한 달에 한 번씩 생산 현장을 방문,임직원과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고 이를 경영 활동에 반영해 나갈 계획이다. 이 사장은 또 지난 3월부터 매월 초 그룹 전 임직원에게 'CEO레터'라는 제목의 e메일을 직접 보내고 있다. 이 사장은 메일을 통해 회사의 경영 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섀클턴 남극 탐험대의 무사 귀환 등의 사례를 들며 조직 내에서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그는 특히 임직원에게 익명으로 답장을 보낼 수 있도록 해 그들이 갖고 있는 생각을 자유롭게 밝힐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효성은 '체인지 하나 더'라는 의식 개혁 캠페인을 전사적으로 펼치고 있다. 이 캠페인에는 각 사업부문(PU) 사장들이 직접 나서서 직원들의 캠페인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캠페인의 내용은 모든 직원이 올해 변화할 과제를 하나씩 선정,연말까지 변화를 이루도록 하자는 것이다. 지난 4월부터는 각 PU 사장들이 '아이 엠 체인징'이라는 칼럼을 통해 자신들의 변화 공약을 돌아가면서 매달 사보에 공표하는 한편 지휘자 장군 선장 등으로 분장하는 등 캠페인 모델로 직접 나서고 있다. 지난 5월호에 등장한 김성원 패키징PU 사장의 '이순신 장군' 분장은 사내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김 사장은 "이순신 장군의 '필사즉생(必死卽生)'의 각오로 변화를 이끌어내겠다"며 장군 복장으로 등장해 구성원의 '변화 의지'를 강조했다. 현재 이 사진은 사내의 각종 프레젠테이션에서 목표 달성 의지를 다지는 이미지로 활용되고 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